'풀프레임' 거부한 후지필름, 가격경쟁력 극복이 '숙제'
- 남도영 기자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100년 전에 만들어진 '풀프레임' 포맷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이제 카메라의 라이벌은 휴대폰이다. 지금보다 더 작고 가벼우면서 화질도 좋은 카메라가 아니면 매력이 없다."
지난 26일 한국을 찾은 일본 후지필름 본사의 우에노 타카시 전자영상사업부 상품기획총괄은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하며 최근 대세인 '풀프레임 미러리스' 제품을 개발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풀프레임 미러리스는 현재 카메라 시장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운 제품이다. 35mm 필름과 같은 크기의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는 시장에서 '최고성능'과 같은 의미로 인식돼 있다.
소니는 풀프레임 센서를 렌즈 교환이 가능하면서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보다 작고 가벼운 미러리스에 달아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됐다. DSLR로 카메라 시장을 주름잡던 캐논과 니콘까지 최근에는 DSLR 카메라를 제쳐두고 풀프레임 미러리스 신제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후지필름은 이런 경쟁 상황에 반기를 들고 홀로 "풀프레임 미러리스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굳이 필름 카메라 시대의 규격에 얽매이지 않고 디지털 카메라에 최적화된 규격으로 더 가볍거나 혹은 더 압도적인 화질의 카메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최근 풀프레임 대신 더 작은 크기의 'APS-C' 센서를 단 'X-T3'와 풀프레임보다 1.7배 큰 면적의 센서를 단 'GFX 50R'을 선보이며 풀프레임 미러리스와 정면 승부에 나서고 있다.
우에노 총괄은 "센서가 화질을 좌우하는 전부는 아니다"라며 "렌즈 성능과 화질 설계, 적절한 크기와 무게 등 '밸런스'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풀프레임 미러리스는 구조상 렌즈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며 자신들의 제품이 동급 성능에 더 가볍다는 점을 강조했다. 센서 크기에서 오는 화질 차이는 필름을 만들며 쌓은 색, 계조, 화이트밸런스 등 화질에 대한 설계 노하우와 방송용 카메라로 축적한 렌즈 성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후지필름의 고집이 국내 시장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소비자들이 센서 크기를 곧 성능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보급형 제품에 주로 쓰이는 APS-C 센서를 단 제품이 풀프레임과 동급의 화질을 낸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지 의문이다.
신제품인 X-T3의 경우 국내 출시가가 번들렌즈 포함 229만9000원으로, 같은 센서를 쓴 경쟁사 제품이 100만원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선뜻 택하기 어려운 선택지다. 올연말 국내 출시될 예정인 GFX X50R 역시 500만원대에 달하는 가격만큼 풀프레임 카메라보다 월등한 성능을 가졌다는 확신을 줄 수 있을지가 과제다.
임훈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은 유독 풀프레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 쉽지 않은 시장"이라며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접점을 넗히고 새로운 이용자층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저변을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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