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과학상, 연구시작해 상받기까지 31.2년 걸린다

연구재단, 최근 10년 수상자 생애 업적분석'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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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은 평균 연구를 시작해서 상을 받는데까지 31년가량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연구재단은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의 연구기간과 수상까지 걸리는 시간 등을 담은 '최근 10년간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생애 연구업적 분석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17일 공개했다.

보고서는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노벨상 수상자 78명(물리학상 26명·화학상 27명·생리의학상 25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수상자들은 연구를 시작해서 핵심성과를 내는데까지 물리학 10.8년, 화학 20.1년, 생리의학 20.4년이 걸렸다. 평균 17.1년이다.

물리학은 이론연구를 업적의 중심으로 수상하는 사례가 많고 화학과 생리의학은 실험으로 입증해야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소 시간차가 발생했다. 다만 연구를 시작한 후 수상까지 걸린 시간은 물리학 30.1년, 화학 32.0년, 생리의학 31.5년으로 평균 31.2년이었다.

수상자들은 평균 37.4세에 핵심연구를 시작했다. 이어 53.1세에 연구성과를 완성했고, 67.7세에 노벨과학상을 수상했다. 분야별로 차이가 있지만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50% 정도가 20~30대 시절 핵심연구를 완성하고, 노벨화학상 수상자 41% 정도가 40대 이후에 핵심연구를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연구재단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노벨상 수상자 경향을 볼 때 20~30대 신진연구자들 중에서 노벨과학상에 도전할 수 있는 유망연구자를 조기 발굴해 독창·독립적 연구를 착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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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서는 노벨과학상의 필수요건을 △새로운 발견일 것 △인류 공헌할 것 △생존해 있을 것 △실험으로 증명할 것으로 꼽았다. 이어 연구의 생산성과 영향력을 함께 측정하는 '학자 업적 평가지수'(H-index)가 일정수준이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H-index가 20이면, 최소 20회 이상 인용된 논문을 20회 이상 발표했다는 의미다.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H-index는 물리학분야 평균 53, 화학분야 83, 생리의학분야 79로 집계됐다.

수상자의 생애 전체 논문 출판 수는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각각 236.9편, 347.0편, 289.2편으로 나타났다. 수상자 90% 이상이 공동 수상이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전체 수상 30회 중 27회가 2인 이상 공동수상으로, 수상자간 협력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날 연구재단은 또다른 보고서인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연구논문과 특허의 상관관계 분석 보고서'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노벨과학상은 기초과학연구를 대상으로 하기에 산업에 사용되는 기술로 영향이 미비하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실제 산업에도 다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지난 2014년 노벨물리학상 '청색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은 2단계 인용특허 수가 8169회로 나타났다. 2010년 노벨물리학상 '그래핀 기술'과 2009년 노벨화학상 '녹색형광단백질' 등도 특허를 통해 다양한 산업분야로 퍼졌다. 또 삼성전자 IBS 등 글로벌 대기업도 노벨 과학상 수상자 논문의 2단계 인용 특허를 출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재단 관계자는 "해외의 일류 기초과학 연구성과를 국내 산업계에서도 참조하고 활용하는 것으로 볼 때 높은 산업적 성과에 비해 아직 취약한 국내 기초연구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한다면 연구논문과 특허의 연계성이 높은 성과, 즉 활용성과 파급력이 높은 연구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2018년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는 10월 1일 노벨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2일 노벨물리학상, 3일 노벨화학상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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