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강은 '녹조' 바다는 '적조' 기승…제거할 기술없나?

녹조 1㎍까지 모니터링 가능한 장치 中수출완료
국내서 유해조류종 판별할 수 있는 검출키트 개발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31일 전북 전주시 덕진공원에서 오리 가족이 녹조가 발생한 호수를 헤엄치고 있다. .2018.7.31/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연이은 폭염으로 강과 바다가 '녹조'와 '적조'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낙동강 유역은 조류경보가 내려졌고 여수·통영·거제 등 남해안에는 적조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전기분해 원리로 녹조를 제거하고, 적조가 발생한 양식장에 배출수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녹조·적조현상을 해결할 국내 과학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다.

◇응집제없이 전기분해로 '녹조' 제거

'녹조'는 유속이 느린 하천이나 물이 고여있는 호수에 영양물질이 증가해서 녹조류와 남조류가 늘어나 물빛이 녹색이 되는 현상이다. 25℃까지 수온이 오르고 일조량이 많아지면 물속 영양분 증가로 녹조류와 남조류는 활발하게 증식한다. 녹조는 물속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차단하고 용존산소 유입을 막아 수중 생물을 죽이고 악취을 일으킨다. 독소를 내뿜는 유독 조류는 더 위험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지난 2014년부터 3년간 연구를 통해 온라인으로 남조류 정수처리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1마이크로그램(㎍) 수준까지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게 특징인 이 기술은 최근 중국에 수출됐다. 더불어 기존 응집제보다 효율을 최대 80%까지 높인 '규소화합물 응집제'도 개발해 국내 한 정수장에 납품했다.

부유하는 녹조는 응집제로 큰 덩어리로 만든 다음 제거하는 기술이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해 응집제없이 전기분해 원리로 녹조를 제거하는 '친환경 전기응집-부상 녹조제거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물속에서 전기분해가 일어날 때 양전극에서 발생한 금속이온으로 녹조를 응집시키도록 한다. 이때 음전극에서 발생하는 수소가스가 응집된 녹조 덩어리를 수면으로 떠오르게 해 녹조를 제거할 수 있다. 연구진이 충북 대청호에서 실험한 결과 99%까지 효율을 확인했다.

◇하루 50톤 처리하는 '배출수 시스템'

'적조'는 갈색을 띄는 규조류나 와편모조류가 해안가에서 대량 발생해 양식장이나 바다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상섭 경기대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바다에 유해조류가 번성하는 것을 미리 예측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지난 2013년부터 5년간 개발해 왔다. 우선 적조의 원인인 유독성 적조생물 와편모조류과 '코클로디늄'을 조기에 검출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다. 또 양식장에 배출수 처리와 적조 방제가 가능한 '육상가두리 양식장 배출수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이 시스템이 하루 처리할 수 있는 적조량은 50톤에 달한다.

플라즈마 기술을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녹조와 적조의 원인을 한번에 제거할 수 있는 기술도 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지난 2017년 '플라즈마 수처리 기술'을 개발해 국내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홍용철·김강일 박사가 개발한 플라즈마 수처리 기술은 액체 안에서 플라즈마를 발생해 나오는 자외선과 활성 라디칼을 이용해 오염된 액체를 정화해 녹조와 적조를 제거할 수 있다. 활성 라디칼은 강한 살균력을 지니지만 자연 상태에서 자연 분해돼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가 없다.

홍용철 핵융합연 박사는 "플라즈마 원천기술은 2차 부산물이 나올 걱정없이 친환경적으로 녹조와 적조를 제거할 수 있다"면서 "녹조와 적조 외에도 토양 오염복원, 대기 개선, 오폐수 처리 등 다양한 환경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폭염 속 적조가 흘러든 전남 여수시 월호 수역에서 황토살포와 고압살수, 프로펠러를 이용한 적조 방제작업이 한창이다..2018.7.25/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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