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폴더블폰' 위아래 접이식 유력…노림수는?

휴대성·화면비·태블릿 활용 제한 등 다방면 고려…'상하식' 유력

삼성전자가 내년초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하식' 폴더블폰 모습. (테크콘피겨레이션 유튜브 영상 캡처) ⓒ News1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삼성전자는 왜 좌우로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닌 상하로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택한 것일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선보인 지 10년째 되는 2019년 초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X(텐)'을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가전박람회 'CES 2019'에서 최초로 공개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내놓으며 '패블릭폰 시대'를 활짝 연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으로 또한번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상하식 폴더블폰을 채택한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사실 폴더블폰 출시가 예고됐을 때만 해도 양옆을 접는 방식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펼쳤을 때 패블릿을 넘어 태블릿PC처럼 활용하려면 '상하식'보다 '좌우식'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상 이미지가 나올 때마다 늘 좌우식 폴더블폰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위아래를 접는 상하식 폴더블폰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편의성'과 '실용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예상되는 '갤럭시X'의 화면크기는 접었던 부분을 펼쳤을 때 약 7.4인치다. 이를 센티미터(㎝)로 환산하면 대각선은 18.8㎝, 가로와 세로는 각 10.5㎝·15.5㎝다. 이를 반으로 접으면 가로는 그대로지만 세로는 7.75㎝로 줄어든다. 삼성전자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8의 세로길이 16.25㎝의 절반이다. 갤럭시노트8처럼 옷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다.

중국 화웨이가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는 좌우 접이식 폴더블폰은 펼쳤을 때 크기가 약 9.4~9.7인치로 추정된다. 태블릿PC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 휴대성은 떨어진다. 좌우를 접었을 때 가로 6.25㎝·세로 21㎝(9.7인치일 경우)는 얇고 길어 늘 손에 쥐고 있거나 가방 속에 넣어야만 한다.

하드웨어적으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이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두께를 줄이는 게 관건일 듯하다. 갤럭시노트8의 두께가 8.6㎜인데, 화면을 포갠다고 17.2㎜가 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좌우식 폴더블 스마트폰의 쓰임새 중 하나로 '한쪽 디스플레이는 화면-다른 한쪽 디스플레이는 자판'으로 쓰는 태블릿PC로 사용을 예상했을 때의 불편함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9인치대 폴더블폰은 펼쳤을 때 한쪽 디스플레이 가로가 약 21㎝, 세로가 약 6.3㎝로 두 손을 올려놓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일반 컴퓨터 키보드 자판이 들어가기에는 비좁다. 따라서 자판 크기를 작게 만들어야 한다. 크기는 작은데 디스플레이 위에 자판을 구현해야 해 터치감이 떨어질 수 있다. 오타가 발생할 확률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화면비'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현재 스마트폰의 화면비가 18대9인데 이 비율의 두 디스플레이를 합치면 1대1이 돼 동영상을 시청할 때 '크롭'(잘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이유로 펼쳤을 때 약 7.4인치 화면 크기를 반으로 접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삼성전자는 시장반응을 살피기 위해 일단 소량만 찍어낼 가능성이 크다. 이 폴더블폰 판매가 성공적이면 내년 하반기부터 대량생산할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가격이다. 폴더블폰의 출고가는 1500달러(약 170만원)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갤럭시S9 기본모델의 2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폴더블폰을 내놓는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것은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또하나의 숙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어떤 스마트폰을 내놔도 시장의 반응이 차갑기만한 현실에서 폴더블폰에 대한 삼성전자의 고민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초 출시될 폴더블 스마트폰에 이런 고민에 대한 해답이 담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폴더블폰이 신제품이다보니 다양한 부분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다른 부품과 소재 혁신도 병행돼야 하고 유저인터페이스 등 기존과는 다른 사용자 시나리오를 확보해야 해 여러 해에 걸쳐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며 "현재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모바일시장에서 폴더블폰이 시장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펼쳤을 때 9인치대 화면을 제공하는 폴더블폰은 한쪽 디스플레이를 키보드로 활용할 순 있으나 불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 News1
화웨이 폴더블폰 예상도. (테크콘피겨레이션 유튜브 영상 캡처)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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