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코인드려요"…ICO 가짜 사이트까지 등장

공식 홈페이지 주소와 흡사…커뮤니티 통해 사기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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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A씨는 평소 암호화폐 정보를 주고받던 커뮤니티에서 텔레그램 코인을 미리 사려면 100만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보내줘야 한다는 글을 읽고, 커뮤니티 게시판에 적혀있던 웹사이트를 통해 이더리움을 보냈다. 그러나 이더리움을 챙긴 이들로부터 한달째 어떤 연락도 받지 못하고 있다.

2일 암호화폐 거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텔레그램 코인(그램)을 판매한다며 속인 뒤, 이를 대가로 또다른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받고 잠적하는 사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내 커뮤니티를 통해 확인된 피해자만 수백여명에 달한다.

피해는 주로 암호화폐 정보를 주고받는 커뮤니티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한 사기피해 사례가 늘어나면서 사기꾼들은 아예 텔레그램 웹사이트와 유사한 형태의 가짜사이트를 만들고 주소명을 커뮤니티에 게재해 피해자들의 입금을 유도하고 있다.

텔레그램 공식홈페이지(www.telegram.org) 주소와 유사하게 만들어진 가짜사이트는 현재 국내에서 확인된 것만 20여개에 달한다. 대부분 'gram'이나 'tele'를 웹사이트 주소 앞뒤로 사용하고 있어, 블록체인과 관련 기술을 잘 모르는 40~50대 중장년층들은 속을 수밖에 없다. 국내 투자자들은 가짜 텔레그램 사이트를 찾을 때마다, 공지글을 띄우고 있지만 가짜사이트가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직 실체가 등장하지 않은 카카오코인과 달리, 텔레그램 ICO는 연일 외신들을 통해 보도되고 있어 사기피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채팅방을 통한 사기피해가 공론화되면서, 아예 해외에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어 사기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미 ICO가 진행된 암호화폐라 해도 잘 알려진 거래사이트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정확히 파악하고 거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텔레그램이 1, 2차 ICO를 진행했다 해도 대부분 기관투자자거나 일부 큰손들 위주로 거래돼 당장 국내의 일반 투자자들에게 물량이 풀리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잘 알려진 코인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글 자체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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