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가입자-트래픽' 동반감소…'계륵' 신세로 전락
5월 가입자 73만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3.8% 감소
- 주성호 기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06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무선광대역 인터넷서비스 '와이브로'(Wibro)가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확대로 가입자와 트래픽이 계속해서 감소하며 '계륵' 신세로 전락했다.
6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와이브로 가입자는 73만3405명으로 전년동기 85만652명보다 13.8%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79만8667명으로 처음으로 가입자가 80만명 밑으로 떨어진 이후 계속된 하락세로 70만명 초반까지 주저앉았다.
사업자별로는 KT가 64만8950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88.5%를 차지했다. SK텔레콤은 8만4455명에 그쳤다. 양사 모두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가입자가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와이브로를 서비스하지 않는다.
와이브로는 2005년 국내에서 개발돼 2006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무선 광대역인터넷 서비스다. 달리는 차량이나 실외에서도 유선케이블 연결없이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어서 차세대 통신서비스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와이브로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가입자 규모도 2012년 12월 10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3년말 98만명, 2014년 12월 87만명 등 내리막길을 걸었다.
와이브로를 이용한 무선데이터 트래픽도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미래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와이브로 데이터 트래픽 총합은 3259테라바이트(TB)로 집계됐다. 전월에 비해 39TB 증가한 수준이지만 2015년 5월 4095TB과 비교하면 트래픽 양이 1년만에 20.4% 줄어든 것이다.
이같은 와이브로 가입자 감소는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확산과 함께 시작됐다. 이통3사들이 앞다퉈 LTE 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초당 최고속도 100메가(MB)를 넘나드는 무선인터넷 환경이 구축됐기 때문에 굳이 와이브로를 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실제 와이브로 트래픽이 계속해서 감소하는 동안 LTE 데이터 트래픽은 2014년 8월 10만TB에서 지난 5월 20만TB로 2배 이상 급증했다. 가입자 1인당 트래픽 월간 사용량도 지난 5월 5기가바이트(GB)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이용자들이 와이브로 서비스를 외면하고, 가입자가 규모가 줄면서 이통사들도 투자를 축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도시를 벗어난 산간지역 등에서 수신이 잘 안되거나 통신속도가 급격히 느려지는 등 품질저하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KT와 SK텔레콤 등에서 LTE급 속도를 구현하는 데다가 보조배터리로도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가입자 확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관측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나 이통사들도 와이브로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면서 "여전히 사용 중인 고객들이 있어서 서비스 중단은 어렵겠지만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으로 양질의 품질개선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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