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vsAI]VR로 난리더니 AI로 들썩…미래부도 '분주'
'알파고 신드롬'에 미래부 장·차관 현장 찾아 삼만리…전담팀도 신설
- 박희진 기자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인간대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로 AI가 전국민적 관심사로 자리잡으면서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6'에 이어 지난 2월에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에서 가상현실(VR)이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VR이 '차세대 먹거리'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는데 이제는 온 나라가 'AI 신드롬'으로 들끓고 있다.
전문가들은 AI는 단순히 하나의 기술이 아닌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근본적 변화와 관련된 사안인 만큼, 정부가 '용두사미격'의 근시안적인 대응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가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14일 대전 소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방문해 인지지능 분야인 '엑소브레인'과 시각지능 분야의 '딥뷰' 등 핵심 AI 기술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전날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와 LG전자 서초 R&D캠퍼스를 방문해 민간 분야에서 AI 기술 현황을 점검한 데 이어 ICT 분야에 대형 국책 과제를 수행하는 ETRI를 연이어 찾은 것이다.
최재유 미래부 2차관도 전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국 현장을 찾았다. 최 차관은 "서비스산업발전법(서비스발전법)이 통과된다면 우리도 인공지능 개발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며 "소프트웨어, 의료 등 인공지능과 관련된 분야에서 빠른 속도로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부 장·차관이 AI 문제 대응을 위해 발로 뛰고 있는데다 전담팀도 이미 만들었다. 미래부는 지난주 정보통신산업정책관 산하에 ‘지능정보산업육성팀’을 꾸렸다.
미래부는 연초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6년 업무계획'에서도 AI 관련 정책을 수립한 상태다. 미래부는 국가적 차원의 '미래 먹거리'로 AI를 올해부터 적극 육성하기 위해 300억원을 투입해 민간 주도의 연구소를 설립하고 대형 프로젝트 등 연구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미래부는 K-ICT 전략을 수립하면서 소프트웨어(SW),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정보보안, 5G 이동통신, UHD, 스마트 디바이스, 디지털콘텐츠, 빅데이터를 9개 전략 산업 분야로 내세웠다. 올해 지능정보기술을 전략 산업 분야도 추가한다. 당초 미래부는 다음날에 구체적인 AI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알파고 신드롬'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그간 한국의 ICT 산업은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보다는 남들이 시작하면 빨리 따라잡는 '패스트 팔로'(빠른 추격자)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지능정보기술은 '팔로'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시급하고 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난해말 '제4차 산업혁명'을 발간한 하원규 ETRI 박사는 "한국이 산업화에 늦었지만 정보화에 빨리 대응해서 IT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며 "4차산업혁명의 도래에 앞서 역량을 총동원하고 미래를 위한 나침반을 만들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소수의 '디지털 자이언트'가 전세계를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보화 분야는 3~4년 늦어도 따라잡을 수 있지만 지능화 분야는 30~40년 늦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알파고가 단순히 인간과 AI의 대결로 보는 데 그치지 말고 범국가적, 범산업적, 범국민적 대응을 펼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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