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SKT, 카톡 대항마 'T메시지' 연내 상용화

SKT 'T메시지' LG전자 스마트폰에 기본탑재…"삼성도 협의중"
구글, 글로벌 통신사에 RSC 제안…SKT, 합세 여부 놓고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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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셀로나(스페인)=뉴스1) 박희진 기자 = SK텔레콤이 이른바 '카톡 대항마'로 불리는 RCS(Rich Communications Service) 'T메시지'를 연내 상용화한다. RCS는 단문문자메시지(SMS)가 진화된 형태로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통하는 카카오톡 등장으로 빼앗긴 자체 메시징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SK텔레콤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서비스다.

그런데 안드로이드로 운영체제(OS)로 모바일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이 통신사업자에 RCS 공동개발을 제안하고 나서 SK텔레콤의 '마이웨이' 전략이 애매해졌다.

SK텔레콤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다양한 '플랫폼' 사업을 소개하면서 'T메시지'도 공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G전자와 손잡고 LG전자 스마트폰에 T메시지를 탑재하기로 했다"며 "어떤 제품에 탑재될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도 협의중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와의 협의도 이뤄져 T메시지는 SK텔레콤 가입자뿐 아니라 LG유플러스 가입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

T메시지는 문자를 넘어서 그룹채팅이 가능하다. 사진같은 파일도 전송할 수 있다. 카카오톡은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아야 했다면 T메시지 앱은 스마트폰에 기본 설치되 있어서 번거로움이 없다.

SK텔레콤은 카톡같은 모바일 메신저의 대중화로 SMS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면서 수익기반이 약화된 것을 만회하기 위해 T메시지를 내놓게 됐다. SMS 단체발송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알짜 서비스였다. 카드사 결제내역이나 자동차보험사의 공지내역 등 기업들은 1건당 얼마의 발송비를 내고 이통사의 SMS 단체문자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런데 카톡이 등장하면서 기업들은 SMS 대신 저렴한 카카오톡 단체발송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SMS 설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실제로 우체국은 카톡 '알림톡'을 통해 배송관련 소식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KB손해보험 등 보험사도 카톡 알림톡을 이용한다.

이에 SK텔레콤은 '카톡 대항마'로 T메시지 도입을 결정했다. 사실 통신사는 RCS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지난 2012년 12월 '조인'이라는 RCS 서비스를 내놨다. 하지만 이용자를 늘리지 못하고 KT, LG유플러스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통신3사가 의기투합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이번에는 구글이 T메시지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안드로이드 왕국'을 만든 구글이 전세계 통신사에 RCS 개발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구글이 RCS에 나서는 것은 '행아웃'이라는 메신저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다. 결국 통신사업자와 손잡고 구글의 RCS를 휴대폰에 탑재하면 '윈윈전략'이라는게 구글의 판단이다. 일부 통신사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도이치텔레콤, 스프린트, 오렌지, 보다폰, 아메리카모빌, 바르티에어텔, 에티살랏, 글로브텔레콤, KPN, 밀리콤, MTN, PLAY, 스마트커뮤니케이션즈, 텔레노어그룹, 텔리아소네라, 텔스트라, TIM, 투르크셀, 빔펠콤 등이 구글의 제안에 동의했다.

'T메시지'로 자체 준비해온 SK텔레콤은 고민에 빠졌다. 구글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아직까지 정하지 못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23일 스페인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입자 확보 등)통신사가 해결하기 힘든 부분을 구글이 직접 풀어주는 것은 플러스지만 구글에 권한이 넘어갔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위의석 SK텔레콤 상품기획 부문장은 "RCS가 이번 MWC 전시회에서는 눈에 안보이지만 통신사에겐 첨예한 이슈"라며 "LG전자와 꽤 오랫동안 협의해왔는데 이번에 구글 이슈가 터졌는데 RCS를 계속 끌고갈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CSMA에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알렉스 싱클레어 CSMA CTO는 "이번 구글의 제안은 통신사업자에 긍정적인 일"이라며 "구글이 통신사업자에 RCS 관련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도 협력을 강조했다. 닉 폭스 구글 커뮤니케이션 제품 부사장은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에게 더 나은 메시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 "파트너사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2br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