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s 출시 첫 주말…"번호이동땐 30만원 싸다"

불법보조금 대량 살포 '아이폰 대란' 없어…삼성·LG폰은 우회보조금 지급 경쟁

휴대폰 판매점들이 밀집한 서울 구로 신도림 테크노마트. ⓒ News1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지난 주말보다 진짜 좋아졌으니 번호이동하세요."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 출시 후 첫 주말 휴대폰 판매점들이 밀집한 서울 구로 신도림 테크노마트 직원들의 말이다. 지난 주말보다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이 올랐으니 이동통신사를 바꾸면서 구매하라고 추천했다. 대신 아이폰보다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을 권유했다.

일요일인 25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는 불법보조금이 대량 살포되면서 고객들이 줄을 잇는 일명 '대란'은 없었다. '아이폰6' 출시 직후인 지난해 11월 대란이 터진 바 있어 이번에도 '아이폰6s', '아이폰6s 플러스' 출시 초반 가입자를 대거 확보하려는 주말 불법보조금이 우려됐지만 예상보다 잠잠한 분위기였다. 손님들이 붐비는 점심시간 전후에도 오픈하지 않은 판매점이 있는가 하면 오픈된 매장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아이폰 대란'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갤럭시S6', 'V10' 등에 대한 보조금은 우회로 지급되는 분위기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말 아이폰 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가 강화됐다"며 "이에 따라 오히려 다른 제품에 대한 우회보조금이 더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 아이폰이 비싸져 구매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다른 스마트폰으로 대거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판매점 직원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제품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갤럭시노트5', 'V10' 등이다. 바로 옆 가게와 같은 가격에 용량이 더 큰 제품을 주겠다며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월정액 6만5890원의 '599요금제' 가입조건으로 '갤럭시S6'는 16만원, '갤럭시S6 엣지'는 28만원, '갤럭시노트5'는 41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지난 주말 이곳에서 '갤럭시S6' 최저가는 28만원이었다. 일주일새 가격이 12만원 가량 더 떨어진 셈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번호이동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기기변경을 하면 합법적 수준의 보조금만 지급할 수 있지만 번호이동의 경우 우회적으로 금액을 더 보조해준다는 것이다. '599요금제'에 가입할 때 정상적인 판매가는 '갤럭시S6'가 45만1000원, '갤럭시S6 엣지'가 55만원, '갤럭시노트5'가 71만5800원이다. 모델별로 불법보조금이 27만~30만원씩 지급되는 셈이다.

한 직원은 "기기변경을 하려면 집 근처 대리점에 가시면 된다"며 "번호이동을 해야 싸게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직원은 "기기변경 가입자는 받아봤자 우리 몫으로 떨어지는 게 없다"며 "번호이동을 하지 않으려면 좀 더 기다렸다가 방문하시라"고 덧붙였다.

특정 이통사의 리베이트가 갑자기 올랐기 때문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신형 아이폰의 비싼 출고가와 적은 지원금으로 인해 국내 제조사의 다른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고객을 노린다는 것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아이폰6s 대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아직까지 신형 아이폰에 대한 리베이트가 높지 않다"며 "대신 최신 제품이면서 프리미엄급인 국내 제조사의 휴대폰에 40만원에 육박하는 리베이트가 지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판매점에서 높은 리베이트를 본인의 몫으로 조금만 남기고 우회보조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hkma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