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부산 데이터센터' 가동률 낮아 '골머리'
가동률 20% 남짓…데이터센터 평균의 4분의 1 수준
- 정성구 기자
(서울=뉴스1) 정성구 기자 = LG CNS가 국내 최대 규모로 설립한 부산 데이터센터의 가동률이 기대에 못미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산 데이터센터는 지난 2012년 12월 완공한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클라우드센터로 부산 강서구 미음지구에 연면적 4만평 규모로 건립됐다.
건립 당시 국내 최대 규모와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며 동북아 지역의 허브로 자리잡을 데이터센터로 주목을 받았다. 초기 투자비용만 부지 매입비를 포함해 약 1700억원 가량이 투입됐고, 완공까지 2000억원 이상의 건립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IT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LG CNS가 구축한 부산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고객사들은 약 20여개 업체로 가동률은 20% 남짓. 통상적으로 IT서비스 업체들이 운영하는 중대형 데이터센터들의 임대율이 평균 80%인 점을 감안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LG CNS가 기대했던 만큼의 일본 고객사들을 유치하지 못한 탓에 외형은 키웠지만 정작 실리는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부산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 기업은 건축설계회사인 '니켄셋케이'를 비롯 'NTT데이터' 등 10여개사다.
LG CNS는 부산에 글로벌 데이터센터 구축 목적으로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잇는 IT거점으로 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LG CNS는 지진과 쓰나미의 위협에 빈번하게 노출된 일본 기업들이 자사의 데이터를 믿고 맡길만한 차별화된 인프라를 갖춘 점을 강조했다.
지진 안전지대 부산에 건립된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는 철저한 내진(耐震) 설비는 물론 국내 데이터센터 최초로 면진(免震) 설비가 적용됐다. 이로 인해 리히터규모 8.0의 지진에도 건물자체를 완벽하게 보존한다. 또한 일본 평균 쓰나미 수위가 해발 4.5미터라는 점을 고려해 홍수경보수위인 해발 5.5미터를 상회하는 해발 6미터 이상의 높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IT서비스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기업들이 한국으로 데이터 백업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면서 정보 유출을 우려한 일본 정부에서 동북권이 아닌 서부권은 지진의 피해에서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며 "이 때문에 일본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 일본 기업들도 부산 데이터센터 임대를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IT서비스업계 관계자는 "일본기업들과 비즈니스 하는 경우 정치적인 문제들에 많이 좌지우지되는데 최근 과거사 문제 등이 다시 붉어지면서 부산 데이터센터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 CNS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아직까지 낮은 건 사실이지만 국내외 여러 기업들과 입주를 협의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부산시가 LG CNS 부산 데이터센터가 건립된 부산 강서구 미음지구 일대에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GCDC) 확장을 추진하는 것도 LG CNS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부산시가 이곳에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IBM, 구글 등 글로벌 정보(IT) 기업을 부산에 유치하기 위해 세금 감면과 전기료 인하 등 다양한 혜택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MS는 부산시와 내년 중 LG CNS 부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인근에 데이터센터 건립를 논의 중이다. MS가 부산시와의 협상과정에서 부산시에 부지 등 여건만 충족된다면 최대 100억달러(약 10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글로벌 IT기업들이 부산에 데이터 센터를 건립한다고 해도 사업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건 없다"며 "글로벌 IT 기업들은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 세계로 확장하기 위한 목적이고 LG CNS 부산 데이터센터는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임대와 운영 및 유지·보수가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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