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6 대란' 이통사 '주말 개통'이 도화선됐다
아이폰6 예약물량 소화위해 3년만에 주말 번호이동 가입자 개통
- 맹하경 기자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1~2일 사이에 '아이폰6 대란'이 발생한 가운데, 주말에는 전산시스템을 오픈하지 않던 이동통신사들이 이례적으로 이번 주말에 유통점들이 개통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전산을 열어준 것이 불씨가 된 것으로 관측된다.
2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이통3사는 금요일인 지난달 31일 출시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예약가입자가 몰리면서 개통업무에 차질을 빚자 미래부측에 주말동안 개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이통사의 이같은 요청을 받아들여 3년여만에 아이폰6뿐 아니라 갤럭시노트4 등에 대한 개통이 일시적으로 진행됐다. 판매점 등 유통망은 이 시기를 틈타 '아이폰6'의 보조금을 과도하게 살포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3년전 노동법 등에 따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사업자들이 협의를 맺어 주말에는 개통 업무를 하지 않도록 한 것"이라며 "지난달 31일 사업자들이 특별한 상황임을 강조하며 개통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사업자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보니 이번 주말동안 개통 시스템이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조금이 가장 많이 실린 기종은 아이폰6 기본모델인 16기가바이트(GB)다. 아이폰6 라인업에는 32GB 모델이 없어 소비자들이 64GB와 128GB에 몰리자 공급물량이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16GB 기종을 보조금을 대거 실으면서 대란으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6는 16GB 기종과 64GB 그리고 124GB 기종만 출시돼 있다.
이통사들은 출고가 78만9800원의 '아이폰6 16GB'에 월 기본료 9만~10만원대 요금제 가입 조건으로 17만~19만원의 보조금을 공시했다. 설사 최대 지원금인 30만원에 유통점의 추가 지급이 가능한 보조금 4만5000원을 더한다 해도 44만4800원 이하로 내려갈 수 없는데, 10만~20만원대 가격으로 풀린 것이다.
이렇게 싼 가격으로 아이폰6가 판매될 수 있었던 데는 가입자가 몰리는 주말에 개통 시스템이 열린 데다, 이통사가 유통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까지 편법으로 소비자에게 지급되면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이통3사가 유통점에 1대당 60만~70만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례적으로 주말 개통 전산이 열린 틈을 타 유통점이 본인의 몫인 리베이트를 보조금으로 돌리면서 아이폰6 16GB 모델이 '공짜폰' 수준으로 판매됐다는 것이다.
'아이폰6 대란'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얼어붙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아이폰6, 6플러스가 예약가입 돌풍을 몰고 오는 등 시장 활력의 조짐이 보이자, 유통점들이 앞다퉈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주말동안 번호이동 고객을 중심으로 개통처리가 진행됐다는 점 또한 고객유치 경쟁이 불을 붙였다는 평가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아이폰6와 6플러스에 워낙 많은 소비자들이 몰렸다"며 "이에 전산을 열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신규가입이나 기기변경의 경우 자사 고객 보호 차원에서 개통 업무를 열게 해달라고 요청할 수는 있으나 이번처럼 번호이동 전산까지 열린 건 이례적"이라며 "개통전산이라는 것이 반짝 열었다가 닫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말동안 번호이동 등으로 개통한 고객이 상당수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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