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담고 크래프톤 덜었다…국민연금의 엇갈린 게임주 픽

체질 개선으로 흑자 낸 엔씨…실적 반등 기대감 작용한 듯
역대급 실적 거둔 크래프톤 비중은 축소…성장 동력 입증 과제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엔씨소프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국민연금이 최근 엔씨(036570) 주식을 매수하고 크래프톤(259960) 지분을 처분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두 대형 게임사를 두고 상반된 판단을 내려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엔씨, 고강도 체질 개선에 흑자 전환…실적 반등 기대감 작용했나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엔씨 주식 22만 534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로써 엔씨 5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02%포인트(p) 상승해 8.15%가 됐다.

공시 특례에 따라 취득 단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매입 기간 종가 최소치(19만 1300원)과 최대치(24만 7500원)를 기준으로 단순 추산하면 매입 규모는 약 422억 원에서 546억 원 사이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6월에도 엔씨 주식 19만 1727주(약 396억 원 규모)를 사들였다.

국민연금이 엔씨 주식을 추가 매입한 데에는 체질 개선 효과와 실적 반등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는 지난 2년 간 본격 비용 효율화를 진행했다. 2024년 6월 기준 4886명이었던 직원 수는 지난해 6월 3165명으로 줄어들었다.

2024년에는 11년 연속 적자를 낸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정리하고 인공지능(AI) 금융 사업도 중단했다.

이러한 체질 개선 노력과 신작 '아이온2'의 흥행으로 지난해에는 1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엔씨는 지난해 매출 1조 5069억 원과 영업이익 약 161억 원을 냈다.

엔씨는 올해 매출 2조 5000억 원, 2030년 매출 5조 원과 자기자본이익률(ROE) 15%를 시현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사는 체질 개선 효과를 바탕으로 △레거시 지식재산권(IP) 고도화 △신규 IP 확보 △모바일 캐주얼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지난달 경영 전략 간담회에서 모바일 캐주얼 사업 비중을 전체 매출의 3분의 1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크래프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뉴스1
크래프톤 사상 최대 실적에도…단일 IP 의존도·신작 일정 부담 작용한 듯

반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3월 17일부터 올해 1월 15일까지 크래프톤 주식 51만 1844주를 처분했다. 이번 매도로 국민연금의 크래프톤 지분율은 1%p 하락해 6.1%가 됐다.

이 기간 종가 최소치(23만 3500원)와 최대치(38만 6000원)를 기준으로 보면 매도 규모는 약 1195억 원에서 1976억 원 사이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펍지(PUBG): 배틀그라운드' 흥행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48.9% 증가한 3조 3266억 원, 영업이익은 1조 544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배틀그라운드 PC 플랫폼 매출은 전년보다 16% 늘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이 지분을 축소한 것은 향후 성장 동력이 불확실하다는 판단이 일부 반영된 결과로 관측된다.

크래프톤은 현재 '서브노티카2', '팰월드 모바일' 등 신작 프로젝트 26개를 진행 중이며, 이 중 12개를 향후 2년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요 기대작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서브노티카2'는 개발사 언노운월즈 전직 경영진과 법적 분쟁 이슈도 얽혀 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펍지 IP 의존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신작 출시 성과 및 구체화한 2027년 라인업 출시 타임라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달 열린 크래프톤 주주총회에서 이사 수를 7인 이하로 제한하는 안건과 자사주 활용 관련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일반 주주의 이사회 진입 기회가 줄어들고 주주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