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계류 중인 '확률형 아이템' 게임산업법…올해 넘기면 다시 제자리?

국회 문체위, 다음 의사일정으로 게임 관련 법안 논의 미뤄
연내 처리 불가시 재차 계류 가능성 ↑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2년간 국회를 표류해 온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다시 암초를 만났다. 개정안을 논의해야 할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서 게임 관련 법안이 후순위로 밀렸고, 정부 개각설이 불거지며 그간의 논의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대두돼서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00회 국회(정기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제10차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2.1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자율규제 신뢰 상실'…확률공개 법제화 담은 게임산업법 개정안, 국회 표류 中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을 포함한 게임 관련 법안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소위는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문화재청 소관 법률을 우선 심사했다. 문체위는 다음주께 소위를 다시 열어 게임 관련 법안들부터 심사한다는 구상이다.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요구되는 이유는 업계의 자율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때문이다. 게임사는 2015년부터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에 따라 게임을 서비스해왔다.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에서 회원사를 대상으로 △확률 공개 여부 감시 △확률형 아이템 결과물에 대한 개별 확률 공개 △게임 내 구매화면에 확률정보 표시 등을 살펴왔다. 자율규제가 갖춰진 지 수년이 흘렀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도 국정감사 업무현황'에 따르면 자율규제 대상 게임의 준수율은 여전히 저조하다. 게임 전체의 준수율은 81.8%지만 모바일게임은 71.1%, 해외유통업체는 48.9%에 불과하다. 이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 자율규제의 신뢰가 상실됐으며, 게임산업법 개정을 통한 확률 정보공개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넥슨이 아이템 확률을 0.001% 수준으로 지극히 낮게 설정한 사실이 드러나며 이용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후 이용자들이 트럭 시위에 나섰고, 대선 과정을 거치며 여야 후보들 모두 게임 관련 공약을 내며 논의가 탄력을 받는 듯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당시 게임공약 1번으로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를 꼽았지만, 이후 국정과제 구체화 과정에서 삭제했다.

이에 약 2년간 국회를 표류한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렸다. 2020년 12월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첫 게임산업법 개정안을 내놓은 이래로 유정주·유동수·하태경·전용기 의원도 아이템의 확률 정보공개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제안했다.

현재 계류 중인 법률안들은 △확률형 아이템 정의 신설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 표시의무 규정 △표시의무 위반 시 벌칙(제재)의 큰 틀에서 이견이 없다. 유정주·전용기 의원안에서는 확률정보 표시의무만을 다루고 있고, 유동수 의원안에서는 이용자에 대한 환급·보상조치를 비롯해 과태료 또한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에서는 표시의무 위반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시정명령을 요구할 수 있고, 표시사항을 표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표시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현재 외교통일위원회로 옮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안에서는 문체부 산하에 '게임물이용자권익보호위원회'를 신설하고, 게임사를 상대로 시정요구권 및 조사요구권을 발동할 수 있도록 했다.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심의처리 사항을 보고하지 않을 경우 벌금 및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에서 열린 제7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2.12.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내년 문체부 개각설 솔솔…게임산업법 개정안 올해 타임어택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게임법 개정안이 올해를 넘기면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내년 초 윤석열 정부의 첫 개각설이 불거지고 있어서다. 특히 개각 대상으로 문체부가 첫손에 꼽히는만큼, 그간 형성해 온 국회와 문체부 간 법안 관련 공감대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문체부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산업법 개정을 위해 국회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특히 문체부는 해외사례를 참고, 확률공개 법제화를 통해 현행 자율규제 수준에서 나아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구체적으로는 △일본(확률공개는 자율, 퍼즐·빙고 등 이중뽑기 금지) △중국(확률공개 법제화, 과금·뽑기 횟수 일정치 도달시 확정 교환권 제공) △스페인·독일(미성년자 판매금지) △벨기에·네덜란드(판매금지)를 꼽았다.

특히 업계에서 자율규제를 고수하고 있어, 새 장관 부임시 재차 의견 수렴에 들어가 법안 처리가 무한정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업계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격화되자 지난해 6월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 시행기준'을 개정했다. 확률형 아이템의 표시 의무까지는 국회와 궤를 같이 했지만, 표시의무 위반시 제재를 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중이다. '확률공개'가 게임사업자의 공적 의무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수년간 이견을 보여온 만큼, 재차 의견 수렴에 들어갈 경우 개정안 처리 시점을 특정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각이 진행되면 다시 법안들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라며 "게임 관련 법안을 먼저 심사하겠다고 한 다음 법안소위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