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질문하자 3초 만에 답변 '척'…상담사 채점도 AI가[르포]

상담 대기 47초→5초·상담시간 16%↓…콜 응답률 99.8%
감정 파악은 아직 한계…LGU+ "2030년 매출 2000억 목표"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전경.ⓒ뉴스1 신민경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고객의 첫 질문이 끝나자 상담사 모니터에 답변에 필요한 정보가 떴다. 걸린 시간은 불과 3초 남짓. 고객과 상담사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읽은 인공지능(AI)이 질문 의도를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찾아낸 것이다. 상담이 끝난 뒤에는 AI가 상담 과정에서 빠뜨린 내용은 없는지 확인하고 상담 품질까지 점수로 매겼다.

30일 오전 서울 금천구 LG가산디지털센터에 자리한 LG유플러스(032640) 고객센터에서는 AI가 상담 전 과정에 개입하는 모습이 일상이 돼 있었다. 상담사들의 모니터에는 고객과의 대화 내용과 함께 실시간으로 답변을 지원하는 'AI 상담어드바이저' 창이 떠 있었다.

상담사가 고객과 통화를 시작하면 음성으로 오가는 대화가 STT(Speech-to-Text·음성문자변환) 기술을 통해 실시간 문자로 바뀐다. AI 상담어드바이저는 이를 분석해 고객의 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상담사에게 필요한 지식과 답변을 추천한다. 고객이 찾는 상품이나 상품 코드도 AI가 대신 찾아준다.

AI의 도움을 받자 상담 경험이 없는 기자도 1일 상담사에 도전할 수 있었다. 시뮬레이션 상담에서 고객 역할을 맡은 직원이 질문을 던지자 AI 상담어드바이저가 금세 관련 정보를 모니터에 띄웠다.

상담사는 여러 시스템과 자료를 오가며 정보를 직접 찾을 필요 없이 AI가 추천한 내용을 확인해 고객에게 안내하면 됐다. 상담 마무리에 필요한 절차까지 AI가 안내했다. 상담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상담사도 이를 활용해 고객 문의에 보다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상담이 끝나면 결과를 점수화 해 확인할 수 있다. ⓒ뉴스1 신민경 기자

AI의 역할은 전화가 끊긴 뒤에도 이어졌다. AI 기반 상담 평가 기술인 'AI 오토 QA'가 상담 내용을 분석해 상담사별 강점과 보완점을 제시한다. 고객에게 반드시 안내해야 할 내용을 빠뜨리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고 상담 과정도 점수화한다. 평가 결과는 누적돼 상담사의 교육과 상담 품질 개선에 활용된다.

과거에는 상담 교육을 담당하는 코치가 녹취를 일일이 들어봐야 해 전체 상담 가운데 일부만 평가할 수 있었다. AI를 활용하면서 더 많은 상담을 동일한 기준으로 분석하고 상담사가 놓친 부분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게 LG유플러스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인소싱 AICC'(AI 컨택센터)를 자사 고객센터 상담 전 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단순히 AI가 고객 문의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담사의 업무를 보조하고 상담이 끝난 뒤 품질을 평가하는 단계까지 AI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효과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평균 상담사 연결 대기시간은 인소싱 AICC 도입 이전인 2024년 47초에서 올해 5초로 약 90% 줄었다. 상담에 걸리는 시간도 같은 기간 16% 감소했다. AICC를 통한 콜 응답률은 99.8%까지 높아졌다.

상담사의 업무 부담도 줄었다. 현장에서 만난 LG유플러스 직원은 "과거와 비교해 약 70% 수준의 업무 투입으로도 기존 상담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확보한 여력을 상담 교육 등에 활용하면서 고객 응대 품질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시나리오 기반 콜봇처럼 정해진 질문과 답변만 주고받는 방식과도 달랐다. 고객이 대화 도중 잠시 말을 멈추거나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던져도 앞서 나눈 대화의 맥락을 파악해 상담을 이어갔다. LG유플러스가 AICC의 품질 기준을 단순한 '답변 정확도'보다 실제 고객의 문제 해결에 두는 이유다.

기자간담회에서 Q&A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영훈 기업AI사업담당(상무), 안형균 엔터프라이즈AI사업그룹장(상무), 서남희 AICC프로덕트담당(상무), 이진희 AICC개발Lab장.(LG유플러스 제공)

권태구 LG유플러스 AICC프로덕트트라이브 PO는 "기술적으로 문제 인식 정확도가 90%라고 해도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고객 관점에서는 0점짜리 AICC"라며 "고객이 원하는 업무를 제대로 끝냈는지를 품질의 기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가 사람 상담사를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고객의 말에 담긴 감정까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춰 섬세하게 대응하는 영역이다.

서남희 LG유플러스 상무는 "아직까지 고객의 감정을 읽고 감수성 있게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한계까지 극복할 수 있는 모델을 구현하도록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자체 고객센터에서 축적한 AICC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도 확대한다. 오는 2030년까지 AICC 사업 매출을 연평균 50% 이상 성장시켜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smk503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