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대 왔는데, 법은 30년 전…임오경 "진흥·규제 나눠야"
[콘텐츠 거버넌스]④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영화, 방송, OTT 콘텐츠 포괄하는 '영상진흥기본법' 개정안 발의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영화와 방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하나의 콘텐츠가 OTT에서 공개된 뒤 TV로 편성되고,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가 OTT로 유통되는 일도 일상이 됐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법체계는 여전히 영화와 방송을 별개의 산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플랫폼이 바뀌면 적용 법률과 정부 지원사업, 표준계약서, 심의 체계까지 달라지는 구조다. 콘텐츠 산업은 하나의 생태계로 재편됐지만 법은 30년 전 산업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영상진흥기본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임 의원은 뉴스1과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영화관과 TV를 통해 영상을 소비했지만 이제는 하나의 TV에서 영화와 방송, OTT 콘텐츠를 모두 본다"며 "세상은 변했는데 법은 여전히 30년 전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현장의 혼선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OTT 티빙에서 공개된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이후 tvN을 통해 방송됐고, 숏폼 플랫폼 '킷츠'에서 공개된 드라마 '와인드업'은 재편집을 거쳐 CGV 상영을 앞두고 있다.
같은 콘텐츠라도 플랫폼이 바뀌는 순간 적용 제도도 달라진다. OTT 공개작이 극장에 걸리기 위해서는 다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를 받아야 하고, 제작 과정에서 플랫폼이 변경되면 적용되는 지원사업과 표준계약서도 달라질 수 있다.
임 의원은 "촬영 단계에서는 TV 드라마로 준비했다가 편성이 바뀌면서 OTT로 공개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같은 콘텐츠인데 플랫폼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적용 법률과 지원체계가 달라지는 것은 산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영화와 방송을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영상콘텐츠'라는 하나의 산업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기존 '영상물' 개념을 유·무형을 포괄하는 '영상콘텐츠'로 확대하고, 영화·방송영상·온라인영상콘텐츠·애니메이션 등을 하나의 법체계 안에서 정의하도록 했다.
또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유통·해외 진출까지 산업 전반을 지원하는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플랫폼과 관계없이 적용할 수 있는 표준계약서 도입 근거도 담았다.
임 의원은 "현재는 영화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영화가 아닌 영상물은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따른 표준계약서를 적용받지만 OTT 콘텐츠에 대한 표준계약서는 없는 상황"이라며 "멀티플랫폼 제작이 일반화된 만큼 영상콘텐츠 전반에 적용되는 표준계약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표준계약서는 노동자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출연자와 제작 스태프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라며 "플랫폼과 관계없이 동일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임 의원은 법체계 개편과 함께 콘텐츠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거버넌스도 산업 구조에 맞게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콘텐츠 산업 진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담당하고, 방송·미디어 정책과 이용자 보호 등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맡고 있다. 그러나 OTT 확산으로 콘텐츠와 플랫폼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정책 기능 역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 의원은 콘텐츠 진흥 기능은 문체부가 맡고, 방송·OTT 사업자에 대한 정책과 규제는 방미통위가 담당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콘텐츠 산업은 투자와 제작,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산업 정책이 핵심이고 방송 정책은 이용자 보호와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규제 정책의 성격이 강하다"며 "진흥과 규제를 같은 기관이 담당하기보다 각각의 기능에 맞게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산업 구조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 산업도 문체부가 산업 진흥을 맡고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규제를 담당한다"며 "영상콘텐츠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산업 규모 역시 법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미국영화협회(MPA)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의뢰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영상콘텐츠 산업은 2025년 국내총생산(GDP)에 24조800억 원을 기여했고 29만1200명의 고용, 연간 7조1700억 원의 세수를 창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집계에서도 방송영상(OTT 포함) 산업 매출은 약 25조 원으로 영화와 애니메이션, 뉴미디어를 크게 웃돈다.
임 의원은 "콘텐츠 산업은 관광과 소비, 수출까지 파급효과가 큰 국가 핵심 산업"이라며 "법과 제도도 플랫폼 중심이 아니라 콘텐츠 산업 전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늦기 전에 콘텐츠 산업 현실에 맞는 법체계와 정책 기능을 정비해야 한다"며 "영상콘텐츠 기본법과 정부 조직 개편은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現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現 국회K-스포츠문화포럼 대표의원
△前 이재명정부 국정기획위원회 기획위원(사회2분과)
△前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前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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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극장과 TV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콘텐츠 산업의 공식이 바뀌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예능이 플랫폼을 넘나들며 소비되면서 콘텐츠의 기획·제작·유통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추세다. 산업 환경은 달라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과 정책은 과거 체계에 머물러 있다. 뉴스1은 변화한 콘텐츠 산업의 현주소를 짚고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는 콘텐츠 정책·법제도 개편 방향과 남은 과제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