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EU 3개국과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 개발한다

아시아 민간기업 최초로 양자암호 통신 분야 '호라이즌 유럽' 과제 수주

인포그래픽 (SK텔레콤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SK텔레콤(017670)은 유럽연합(EU) 대규모 연구기금인 '호라이즌 유럽'의 과제로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을 개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과제는 유럽 3개국과 공동 협력하는 다국가 프로젝트로 향후 3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호라이즌은 EU에서 운영하는 대표적인 연구기금으로 규모는 약 955억 유로(170조 원)다. 우리나라는 2025년 7월 아시아 국가 최초로 준회원국으로 가입하여 유럽으로부터 직접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아시아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연구비를 지원받는 기회를 얻었다.

과제 목표는 통신 보안 강화를 위해 차세대 'QPIC-AI'(Quantum Photonic Integrated Circuit-AI) 기반의 양자키분배(QKD) 시스템을 구현·실증하는 것이다.

QKD(Quantum Key Distribution)는 양자 역학의 특성을 기반으로 신호를 주고받는 양쪽에서 동시에 양자 암호키를 생성 및 분배하는 기술이다. 제3자가 중간에서 가로채려는 순간 양자의 물리적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해 현존하는 암호체계 가운데 가장 보안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단일 광자 광원·간섭계 등 정밀 광학 부품들을 각각 개별 장비 형태로 조립·정렬해야 해 시스템이 크고 무거우며 구축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보급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QKD 시스템의 소형화·구축 비용 절감이 필수적이다.

SK텔레콤이 이번 과제로 개발하는 'QPIC-AI'는 이 문제를 두 가지 방식으로 동시에 해결하는 기술이다.

여러 장비가 필요했던 광학 부품들을 반도체 공정 기술(PIC·광자집적회로)로 하나의 작은 칩에 집약해 시스템을 대폭 소형화하고 임베디드 AI를 탑재해 온도·진동 등 외부 환경 변화로 흔들리는 광학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보정함으로써 QKD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인다.

또 반도체 공정을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단가가 낮아지고 전력 소비도 줄어들어 운용 비용도 함께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리스 국립과학연구센터(NCSRD), 오스트리아 기술연구원(AIT), 독일의 반도체 스타트업 시노게이트UG 등 유럽 3개국의 기관들도 참여한다.

NCSRD가 과제를 총괄하며 QKD 광학계 제어용 AI를 개발하고 AIT는 키 관리 시스템 개발, 시노게이트 UG는 AI 기능 로직 설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PIC 기반 QKD 시스템 개발, AI 기능 적용과 QKD 테스트베드 구축·검증을 담당한다. ETRI는 PIC 기반 QKD 송신부 및 수신부 광학계 칩 개발을 진행한다.

유럽 국가와의 공동연구는 국제 표준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유럽은 양자암호 기술 인증 기준이 상이한데, 이번 연구를 통해 국가 간 차이를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류탁기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담당은 "이번 호라이즌 과제 수주는 자사의 양자암호 기술 연구개발 역량을 확인한 계기"라며 "PIC기술과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QKD 시스템 개발을 통해 글로벌 양자암호 통신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호라이즌 유럽은 최근 기후변화, 보건위기 극복 등 글로벌 도전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공동연구를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호라이즌 유럽 공모에서 우리나라 연구자가 참여한 과제는 총 28개다. 현재 공동연구 추진을 앞두고 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