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무너진다"…'산업 붕괴' 몰린 케이블TV '절규'

SO 업계 "콘텐츠 대가 산정 방식 고쳐야…정부 개입 필요"
SO 방송부문 영업이익률 2023년 -1.3%…IPTV 12.6%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가입자 감소와 콘텐츠 비용 급등으로 이중고를 겪는 케이블TV 사업자(SO)들이 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콘텐츠 대가 산정 방식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서는 "지금 구조가 유지되면 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29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유료 방송 콘텐츠 이용대가, SO는 어디에 서 있나'는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SO 측은 수익 구조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가입자 감소로 수신료 수익은 줄어드는 반면 콘텐츠 이용 대가는 매년 상승하면서 결국 적자 구조로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협회에 따르면 SO의 방송 부문 영업이익률은 2019년 11.1%에서 2023년 -1.3%로 감소했다. 2023년 IPTV 영업이익률은 12.6% 수준이다.

업계는 실적 악화 원인으로 수신료와 콘텐츠 이용 대가간 구조적 괴리를 꼽았다.

SO 전체 기본채널 수신료는 2020년 5336억 원에서 2024년 4792억 원으로 줄어든 반면 채널 사업자(PP)에게 지급하는 사용료는 3269억 원에서 3477억 원으로 늘었다.

SO의 2024년도 기준 총수신료 대비 총사용료 지급률을 살펴보면 90.2%에 달한다. 같은 기간 위성은 50.2%, IPTV는 45.8%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제공)

일부 사업자는 수신료를 초과하는 사용료를 부담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SO 업계 관계자는 "A 사의 경우 2024년을 기준으로 기본채널 수신료 대비 지급률이 102.2%에 달한다. 가입자로부터 받은 수신료 100원 중 102원을 콘텐츠 사업자(PP)에게 지급하는 구조"라며 "총지급률을 기준으로는 116.2% 수준으로 수신료만으로는 콘텐츠 대가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힘든 수준이 아니라 기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재무적 위기 상황이다. 지금 구조가 유지되면 2029년에는 산업 붕괴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며 "아마 버틸 수 있는 회사는 SK(브로드밴드) 정도를 제외하면 다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비용 구조가 이른바 채널 '끼워팔기' 관행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는 인기 채널을 포함한 패키지 형태로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청률이 낮거나 수요가 없는 채널까지 함께 구매해야 하는 구조다.

SO 업계는 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콘텐츠 대가 산정 방식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SO 방송사업매출과 연동해 콘텐츠 이용 대가를 조정하는 구조를 도입하고 채널별 기여도에 따라 대가를 차등 배분해야 한다고 했다. 시청 수요와 무관하게 채널을 묶어 공급하는 결합 판매 관행도 개선점 중 하나로 꼽았다.

SO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단순히 힘든 수준이 아니라 기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재무적 위기 상황이다. 현금이 말라가고 있어 투자나 혁신을 할 수 없는 구조"라며 "구조가 유지되면 산업 붕괴는 피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어 "콘텐츠 대가 산정 방식 전반을 재설계해 매출과 연동해 비용을 조정하고 채널별 기여도에 따라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구조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는 사업자 간 협상력 격차가 커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블TV협회는 지난달에도 정부의 유료 방송 정책 공백으로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당시 업계는 정부에 유료 방송 구조 재설계를 위한 '정책연구반'을 즉각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