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보다 많은 케이블TV 방발기금…정부는 아직 '논의만'

방발기금 징수율 '1.5%→1.3%' 완화 방안 논의 멈춘 상태
케이블 업계 "현장 어려움 해소 위해 정책 결단 미뤄져선 안돼"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 앞을 지나고 있다. 2025.9.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최근 케이블TV 사업자(SO)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갈등으로 유료방송 시장의 어려움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개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O 업계는 영업이익보다 방발기금으로 나가는 돈이 많다며 어려움을 호소해왔지만, 담당 부처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바뀌면서 관련 논의는 공회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2024년 기준 총 250억 원의 방발기금을 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의 영업이익은 총 149억 원에 불과하다. 번 돈 이상을 기금으로 납부한 셈이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영업이익의 1.5% 수준인 방발기금 징수율을 1.3%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사업자와 논의해 검토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차원의 방발기금 완화 검토는 현재 멈춰 있는 상태다. 지난해 10월 방미통위가 출범하면서 케이블TV 관련 정책 업무가 과기정통부에서 이관됐지만, 위원 구성이 지연되면서 방미통위가 출범 넉 달째 '개점휴업' 상태인 탓이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독임제인 과기정통부와 달리 방미통위는 합의제 체제인데, 아직 위원 구성이 안 됐다. 현재 상황에선 위원회가 구성돼야 관련 논의를 할 수 있다"며 "과기정통부 때 논의를 이어받아 위원이 구성되면 방발기금 완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과기정통부와 달리 방미통위의 경우 전체 방송 업계 정책을 총괄하는 탓에 SO 쪽 정책만 조정하기 힘들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관련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SO의 수익은 더욱 줄었고, 유료방송 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SO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SO의 수익이 급감하자 콘텐츠 사용료를 삭감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양측은 일촉즉발의 상태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SO의 부담을 경감해주기 위해 방발기금 면제 수준의 단기 처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방발기금 징수율 완화 등 규제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와 업계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방미통위 미구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방송통신 분야 의결이 필요한 다른 현안들까지 누적되면서, 케이블TV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논의가 더욱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기반 미디어로서 케이블TV 사업자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공공적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선 현장의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한 결단력 있는 정책적 판단과 배려가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