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대, 케이블 생존 위협" 사용료 삭감에…PP 강력 반발

CJ ENM-LG헬로비전 대리전…업계 전반으로 갈등 확산
쪼그라드는 유료방송 시장…PP-SO 좁혀지지 않는 입장차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의 모습. 2019.1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콘텐츠 사용료'를 놓고 유료방송 업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전성시대가 열리면서 케이블TV사업자(SO)의 수익이 급감하자 콘텐츠 사용료를 삭감하겠다고 통보한 것이 발단이다. 콘텐츠를 제적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협회 차원에서 마련된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을 놓고 PP 업계는 일방적인 콘텐츠비 삭감이라며 반발했고, 케이블TV 사업자(SO)들은 수익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새로운 기준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와 한국방송채널사용사업자협회, PP협의회는 2일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방송콘텐츠 사용 대가를 일방 삭감하기 위한 목적의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 강행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PP 업계 "콘텐츠 대가 일방 삭감 중단해야"

PP 업계가 문제 삼은 것은 지난해 5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마련한 '콘텐츠 사용료 공정 배분을 위한 산정기준안'이다. 해당 기준안은 SO의 매출 규모와 콘텐츠 사용료를 연동해 사용료 부담을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갈등은 지난 9월부터 LG헬로비전이 이 기준안에 따라 CJ ENM측에 감액된 프로그램 사용료를 일방 지급하면서 시작됐다. CJ ENM은 지난해 12월 '블랙아웃'(프로그램 송출 중단)까지 예고하며 반발했지만, 양측의 협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 LG헬로비전과 딜라이브가 해당 기준안을 적용 중이며, 대다수 SO 업체는 재계약 시점이 오면 협회의 산정기준안에 따라 계약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PP 업계 측은 "절차적 정당성과 형평성을 상실한 부당한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 수용을 거부한다"며 기준안 마련 과정에서 PP 업계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지상파 재송신료에는 해당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PP 몫 콘텐츠 대가만 삭감하는 역차별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PP 협회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비용 절감을 명분으로 PP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상생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라"며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PP를 우대함으로써 본질적인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PP 업계가 제시한 MSO 보정 옵션 적용 시뮬레이션 예시.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한국방송채널사용사업자협회·PP협의회 제공)
케이블TV 업계 "수익 반토막…지속가능한 기준 마련해야"

이를 두고 SO 업계는 "수익이 반토막 나 콘텐츠비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기준 마련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SO협의회는 PP 측의 성명 발표 직후 이 같은 내용의 입장을 냈다. 협의회는 "역성장이 시작된 이후에도 '전년대비 n% 인상·인하' 과거 관행대로 사용료를 지급해오다 보니, 협상력 높은 채널들의 사용료는 지속 상승하며 사용료 총액에 대한 관리가 불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또 "(대가 산정기준안은) 수 차례 의견 수렴과 공개 검토를 거친 결과로, 협의가 없다는 일방적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지상파와 PP는 산식상 별도 계산으로, 배분 모수가 연동되지 않는다"고도 반박했다.

협의회 측은 산정기준안에 따라 대가 총액이 무조건 감소하는 게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협의회는 "SO의 매출이 인상되면 콘텐츠 사용료 모수도 함께 인상되는'매출연동' 구조"라며 "채널별로 보면 사용료 인상 채널도 다수 있다"고 주장했다.

SO 업계 관계자는 "주요 재원인 수신료와 홈쇼핑송출수수료는 감소하는 반면 콘텐츠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수신료 매출 대비 프로그램사용료 지급 비율이 90%를 넘어선 어려운 상황"이라며 "콘텐츠대가산정기준안은 OTT 확산 이후 변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 과거의 관행적 거래 방식에서 벗어나 콘텐츠 가치와 시장 현실을 객관적, 합리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상생 가능한 절충점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