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에도 이통3사 마케팅 경쟁 없었다
3분기 이통 3사 마케팅 비용 변화 미미…"출혈 경쟁 안 하겠다"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단통법'이 폐지됐지만,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 경쟁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 비용 효율화 기조를 이어간 탓이다. 통신사들은 출혈 경쟁 대신 유통 구조 개선 등 '본질적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신사업 투자, 연이은 해킹 사태에 따른 실적 악화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가 올해 3분기 지출한 마케팅 비용은 각각 7190억 원, 6698억 원, 5852억 원으로 나타났다. 7월 22일부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되고, 삼성 '갤럭시Z 폴드7'과 애플 '아이폰17' 시리즈 등 인기 단말이 출시됐지만 마케팅비는 크게 늘지도, 줄지도 않았다.
SK텔레콤의 경우 마케팅 비용이 단통법 폐지 직전인 2분기 대비 오히려 0.8% 감소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1%, 5.2% 증가했다. 3분기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로 번호 이동 시장이 일부 활성화되면서 가입자 증감에 따라 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서비스 수익 대비 마케팅비용 비중은 지난해 3분기와 거의 유사한 20.1%로 효율적으로 비용을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사 간 번호이동 건수도 감소세로 전환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SK텔레콤이 해킹 사태에 따른 위약금 면제를 발표한 지난 7월 95만 6863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8월 64만 4618건, 9월 64만 3875건, 10월 60만 66건 등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통신사들은 가입자를 뺏기 위한 출혈 경쟁에 나서진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5G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데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길어졌고, AI 등 신사업 투자로 마케팅 지출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을 통해 출혈 마케팅 경쟁에는 나서지 않겠다며 "본질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질적 측면에서 고객 및 매출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최고리스크책임자(CFO/CRO)는 5일 콘퍼런스 콜을 통해 "지난 7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로 경쟁 심화 우려가 있었지만, 시장 안정 국면에 접어들며 완화된 흐름이 지속됐다"며 "면밀한 분석으로 마케팅 비용 집행 효율성 확대, 서비스 차별화, 디지털 유통 구조 혁신을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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