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1000만 시대]②통신3사 자회사 비중 절반…규제 딜레마
통신3사 자회사 알뜰폰 시장 점유율 46.6%…경쟁 효과 미미 지적
과기정통부 "통신3사 자회사 합계 점유율 제한 검토 중"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알뜰폰 가입자가 1000만을 넘었다. 도입 11년 만이다.
정부는 가계통신비 인하 성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한계도 명확하다. 이동통신 3사 자회사는 전체 알뜰폰 시장의 절반에 육박하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통신 시장의 다양성이라는 알뜰폰의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통신 3사 자회사 위주의 알뜰폰 시장이 커질수록 규제 압력도 커져 사업자들은 딜레마 상황에 놓이게 됐다.
◇통신3사→알뜰폰 가입자 늘었지만 경쟁 효과 미미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알뜰폰(MVNO) 가입자는 올해 11월 1주 기준 1007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9월 첫 도입 후 약 11년 만이다. 이 중 실제 이동통신사 서비스(MNO)처럼 지속해서 사용되는 알뜰폰 후불 회선은 2019년 12월 331만명에서 올해 11월 435만명으로 늘었다. 자급제폰 유통이 활성화되고, 5G 고가 요금제에 대한 불만이 늘면서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가입자 이탈이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통신 3사 자회사 비중이 높아 알뜰폰 제도 도입 당시 기대한 통신 시장 경쟁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 3사 자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46.6%를 넘었다. KT 계열인 KT엠모바일과 LG유플러스 자회사인 미디어로그, LG헬로비전, SK텔레콤 자회사 SK텔링크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KB국민은행까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커질수록 규제 압력 커져…"통신 3사 철수해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지난달 22일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엠'과 쿠팡의 아이폰13 자급제폰 연계 판매를 문제 삼으며 "대형 금융사인 국민은행이 이동통신 유통 질서를 혼탁하게 만들고 이용자 차별, 소상공인 생계위협 등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국민은행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도매대가 이하 요금제 제공, 과도한 사은품 지급 등 통신 유통 질서를 교란한 책임이 있다며 통신 시장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기업 계열사 중심의 알뜰폰 시장에 대한 지적은 국감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너무 높다며 통신 3사의 알뜰폰 사업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에서 이동통신 시장 경쟁을 위해 알뜰폰을 도입했으나, 막상 이동통신3사의 자회사 점유율이 높다"며 "이동통신3사는 알뜰폰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영식 의원(국민의힘)도 "알뜰폰 시장에서 이동통신3사 자회사 영향력이 커 중소업체 곤란이 큰 상황"이라며 "알뜰폰 시장에서 이동통신사 계열 자회사와 중소 알뜰폰사 간의 시장 점유율을 규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떨어지는 중소사업자 경쟁력 문제도 도마 위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소사업자의 서비스 경쟁력이 떨어져 소비자들도 기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0곳에 달하는 알뜰폰 사업자(LG유플러스망 40개사, KT망 36개사, SK텔레콤망 15개사) 중 대다수는 '좀비기업' 수준의 유명무실한 기업으로,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중소사업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알뜰폰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은 "도매제공 의무사업자를 (SK텔레콤으로만) 정해놓고, 도매제공 의무 조항을 3년마다 일몰제로 해 놓은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망을 임대해 쓰는 중소사업자의 경우 도매 제공 의무사업자가 확대될수록 도매대가 인하 등으로 요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취지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도매대가 인하·수익배분대가율 인하 △자급제폰 파손보험 운영(알뜰폰허브) △알뜰폰스퀘어 추가 개소 △본인인증수단 확대 △e심 연내 도입 등 다양한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통신 3사 자회사로의 과도한 집중을 방지하기 위해 자회사 합계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영업 제한 등 구체적인 점유율 방안은) 아직 검토 중으로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이동통신3사 자회사들 역시 역할이 있고, 사업자들과 사용자들의 이해관계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협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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