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 외치며 만나자더니…넷플릭스, 망사용료 갈등 SKB만 '패싱'
넷플릭스 부사장 "논의 원한다"했지만…SKB "연락없어"
딘 부사장, 방한 후 망사용료 문제 위한 실질적 논의자리 '無'
- 김정현 기자,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이기범 기자 = "넷플릭스가 원활한 서비스 제공하기 위해 '깐부'와 파트너십을 맺는 게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한국 기술 혁신의 선두주자. LG유플러스, KT와 같은 망사업자(ISP) 회사와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수석부사장)
'망사용료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방한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수석부사장이 모순된 언행을 보이고 있다. ISP와 상생·협력을 원한다면서도 막상 갈등을 겪고 있는 SK브로드밴드만 '패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일 딘 부사장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망 사용료 등 최근 넷플릭스를 두고 불거진 논란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딘 부사장은 "SK브로드밴드 등 한국의 망서비스 사업자(ISP)들과 상생 협력하길 희망하고 있다"며 "SK 측과 한 자리에 앉아 네트워크 측면에서의 지속 혁신, 한국 스토리텔링 전통을 계속 이어나가는 목적을 갖고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는 "SKB 만나고 싶다"…SKB "넷플릭스 연락 無"
그러나 마치 '협력과 논의를 통해 망사용료 문제를 풀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듯한 딘 부사장의 발언은 그저 말뿐인 것으로 보인다. 막상 SK브로드밴드나 SK텔레콤에는 접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딘 부사장은 앞서 지난달 29일 방송통신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화체육관광부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주무부처와의 면담을 요청한 뒤 국내에 방한했다.
"일주일 째 한국에 머무르고 있다"던 딘 부사장은 지난 2일에는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을, 지난 3일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이원욱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김영식 의원(국민의힘)도 만났다.
이처럼 한국에 짧지 않은 시간 머무르고 있는 와중에도, 현재 망사용료 문제를 두고 법적으로 다투고 있는 SK브로드밴드나 SK텔레콤 측에는 기자회견에서의 발언과는 반대로 어떤 접촉 시도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딘 가필드 부사장의 방한 기간 동안 넷플릭스 쪽에서 SK브로드밴드에 면담을 요청한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텔레콤 역시 "넷플릭스가 딘 부사장의 방한 중 SK텔레콤에 면담을 요청하거나 한 사실은 없다"고 답했다.
◇망사용료 1심 패소 후 SKT 대표 '콜'도 외면했던 넷플릭스
현재 넷플릭스는 국내 ISP인 SK브로드밴드와 망사용료를 놓고 법적 소송을 벌이며 1심에서 "자체 OCA에서 국내 ISP망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은 무상"이라는 논리를 폈으나, 사실상 패소해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넷플릭스는 망 이용대가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6월 1심에서 사실상 패소했다.
법원은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 망에 대한 연결 및 그 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고 있다"며 "연결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고 형평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넷플릭스에 1심에서 승소한 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를 만날 시점이 다가왔다고 본다"며 "넷플릭스 재판 결과가 우리(SK텔레콤)과의 미팅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넷플릭스와 만남을 공개적으로 제안했으나, 패소한 넷플릭스 측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딘 부사장 방한, 국회·정부 망사용료 압박에 대응 위한 것이었나
이번 딘 부사장의 '립서비스'는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국회에서 '합리적 망사용료' 문제에 나서자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 망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표준계약서 등)에 대해서도 챙겨봐 달라"고 주문했다.
국회에서도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이 지난 7월 부가통신사업자의 합리적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를 도입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한편 딘 부사장은 방한 직전 '새로운 오징어게임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터넷 환경에 달려있다'는 내용의 자사 뉴스룸 기고문에서 "오징어 게임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넷플릭스는 교차로의 빨간불, 파란불 앞에 섰다"며 "인터넷 사업자들이 새로운 한국의 이야기들을 세계에 보여주고, 사랑받도록 하는 것을 결정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망사용료 갈등을 빚고 있는 국내 망사업자(ISP)를 압박한 바 있다.
또 "오픈커넥트(OCA)라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를 구축해 (ISP에) 비용을 절감하도록 하고 있는데 한국의 가장 큰 인터넷사업자 중 한 곳은 눈을 감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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