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5500억원 韓 투자" 넷플릭스 공세에…"너도나도 콘텐츠" 투자
SKT "웨이브 1000억원 증자", KT "스튜디오지니에 3000억원"
IPTV SKB도 카카오 손잡고 "IPTV 독점 콘텐츠 제작"
- 김정현 기자,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김근욱 기자 = SK텔레콤, KT 등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미디어 콘텐츠 투자를 시작한다. SK텔레콤은 웨이브(wavve)에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KT는 콘텐츠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의 반격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상파3사와 SK텔레콤이 의기투합해 탄생한 웨이브는 2025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글로벌 OTT 골리앗 넷플릭스가 올 한해에만 5500억원을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규모 자금력을 앞세우며 한국 시장에서 독보적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 기업들 역시 수천억원대의 '맞불'을 놓으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는 셈이다.
◇SKT는'웨이브' KT는 '스튜디오지니' 통한 본격 콘텐츠 투자 선언
현재 넷플릭스와 국내 OTT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국내 OTT들은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로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OTT 웨이브(wavve)는 26일 "오는 2025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투자금 확보와 함께 제작 분야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 스튜디오 설립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지난 25일 열린 이사회에서 웨이브에 대한 1000억원의 추가 유상 증자를 결정했다. 웨이브는 확보된 자금을 비롯해 추가 투자 유치, 콘텐츠 수익 재투자 등을 통해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웨이브는 지난 2019년 출범하며 오는 2023년까지 3000억원 규모의 제작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웨이브는 지난 2019년과 지난해 2년간 700억원을 투자해 '앨리스', 'SF8', '좀비탐정', '조선로코-녹두전'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여왔다.
올해도 800억원 이상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이번에 추가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더 큰 규모의 콘텐츠 투자에 나설 여력이 생긴 셈이다.
이날 웨이브는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영입과 함께 신설한 콘텐츠전략본부를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 스튜디오도 설립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웨이브 관계자는 "아직 CCO 영입 단계로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상반기 내 CCO 및 콘텐츠 기획 스튜디오와 관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CJ ENM의 OTT 티빙은 역시 독점 콘텐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티빙은 지난 1월 공개한 '여고추리반', 26일 공개된 김은숙 작가가 참여한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 등을 시작으로 올해 약 20여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OTT넘어 IPTV 플랫폼에서도 '콘텐츠' 통한 경쟁력 확보 경쟁 시작
플랫폼 사업자들은 국내 OTT뿐만 아니라 기존의 강자였던 유료방송 플랫폼에서도 콘텐츠를 내세우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KT는 지난 23일 KT 스튜디오지니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구현모 KT 대표가 직접 나서 오는 2023년까지 최소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지적재산(IP) 1000개, 드라마 100개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 IP펀드를 조성해 원천 IP확보와 오리지널 콘텐츠도 30개 이상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설립된 KT의 스튜디오 지니는 △스토리위즈(웹툰·웹소설 플랫폼 '블라이스' 운영) △시즌 △스카이TV △지니뮤직을 통합한 콘텐츠 제작 법인으로 자본금 250억원을 가지고 출범한 바 있다.
이날 구 대표는 "KT의 1300만 미디어 가입자에 콘텐츠 능력을 더한다면 강력한 미디어가 될 수 있다"며 "설사 손실이 나더라도 KT콘텐츠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견뎌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다른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역시 카카오와 손잡고 IPTV 서비스에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고 자체 PP 채널을 선보이기로 했다.
SK브로드밴드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M컴퍼니(카카오엔터)는 미디어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 사업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SK브로드밴드는 카카오엔터가 지난해 9월 선보인 '연애혁명', '며느라기', '아직낫서른' 등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26개 타이틀을 비롯해, 올해 기획·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추가해 총 70여개 작품 1000여편을 IPTV에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에 오는 2023년까지 3년간 약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카카오엔터와 SK브로드밴드와의 업무협약으로 카카오엔터는 플랫폼 확장을 통한 영향력 확대를, SK브로드밴드는 콘텐츠를 통한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넷플릭스 역시 지난 2018년 LG유플러스와 IPTV 단독 파트너십을 맺고 '윈윈'(Win-Win)했던 바 있다. 넷플릭스는 IPTV 가입자를 통해 TV를 이용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층을 확보했고,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증가 효과를 봤다. 실제로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는 넷플릭스 제휴 1년반만에 20%늘어 495만400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 측은 "자회사 미디어에스㈜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자체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스튜디오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보다 '적은 투자로, 더 많은 콘텐츠를'…콘텐츠 내실은 우려
이처럼 플랫폼 사업자들이 콘텐츠 경쟁에 나선 것은 결국 국내 미디어 업계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끼치게 된 넷플릭스 역시 '콘텐츠'를 바탕으로 성장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진출 초창기에는 해외 콘텐츠 중심의 라이브러리로 대중적인 서비스는 아니었던 넷플릭스는 지난 2019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을 계기로 이용자 수가 급증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6년 국내 진출 이후 5년간 약 7억달러(약 7926억원)를 투자해 제작한 80여편의 국산 콘텐츠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해왔다.
이번에 국내 기업들이 과감한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을 보면, 올해도 국내 콘텐츠 시장에 5500억원을 투자한다는 넷플릭스의 방침에 '맞불'을 놓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발표하는 콘텐츠 투자가 과연 내실있게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경우, 올해 한국에 5500억원을 투자해 선보인다고 발표한 콘텐츠는 '고요의 바다', '오징어게임'. '지옥',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 '디.피.' '마이네임', '지금 우리 학교는', '킹덤: 아신전',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백스피릿' 등 영화와 드라마를 포함해 총 13편이다.
반면 KT는 오는 2023년까지 4000억원으로 드라마 100개를, 카카오엔터는 오는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240여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콘텐츠의 질이 흥행을 결정하는 상황에서, 더 적은 투자액으로 더 많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방침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은 넷플릭스에 자기 작품이 올라가는 것을 가장 큰 성공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며 "미디어 사업을 진행 중인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는 상황 자체는 반기는 분위기지만, 어떤 식으로 제작 및 투자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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