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 사기' 급증에 소상공인 피눈물…"사칭 통계·계좌 지급정지 필요"

오세희 의원실 자료…1월~8월 4497건 발생, 건당 피해 2891만 원
군부대·대기업 사칭해 대리구매 유도…올해 검거 인원 908명

유성민 전북경찰청 광역수사2계장이 9일 전북 전주시 전북경찰청에서 노쇼 사기 이용 불법 중계기 관리책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스1 유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을 사칭해 소상공인에게 물품 대리구매를 유도하는 이른바 '노쇼 사기' 피해가 올해 들어 1300억 원을 넘어섰다.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피해액을 웃돌면서 연말 소비 대목을 앞둔 자영업자 피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노쇼 사기 관련 발생·검거·피해 현황'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노쇼 사기 발생 건수는 4497건,. 피해액은 1300억 원, 검거 인원은 908명으로 집계됐다. 사건당 평균 피해액은 약 2891만 원이다.

피해액은 지난해 연간 1259억 원보다 41억 원이 더 많다. 올해 발생 건수는 지난해 전체 6515건의 약 69%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노쇼 사기는 3936건, 피해액은 1155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대비 발생 건수는 60.4%, 피해액은 91.7%를 기록했다. 7월~8월 두 달간 561건, 145억 원의 피해가 추가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남부경찰청 관할의 피해가 가장 컸다. 경기남부는 773건이 발생해 피해액 223억 원을 기록했다. 전국 피해액의 약 17%를 차지하는 규모다. 검거 인원은 서울경찰청이 122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하고 있다. 2026.5.20 ⓒ 뉴스1 김명섭 기자

노쇼 사기는 조직적으로 설계된 금융사기 범죄다. 범죄 조직은 공공기관·군부대·기업 관계자를 사칭해 식당과 납품업체, 자영업자에게 대량 주문을 제안한다. 이후 기존 거래처를 통한 물품 구매가 필요하다며 특정 업체 계좌로 선입금하거나 물품을 대신 구매해 달라고 요구한 뒤 연락을 끊는다.

피해자는 대형 거래처를 확보했다는 기대 속에 거래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송금을 결정하게 된다. 최근에는 불법 중계기와 대포폰 등을 이용해 실제 기관 전화처럼 발신번호를 조작하는 수법까지 동원되면서 피해 예방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경찰은 노쇼 사기가 총책과 콜센터, 수거책·송금책·환전책 등 자금세탁 조직, 대포폰·대포통장 공급 조직이 복합적으로 가담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조직원 1명만 검거해도 사건 1건이 검거된 것으로 집계될 수 있어 통계 왜곡을 막기 위해 검거율은 별도 관리하지 않고 검거 인원만 제공하고 있다.

다만 피해자 신분별 현황은 별도 관리되지 않아 실제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액을 정확히 산출하기 어렵다. 경찰은 노쇼 사기 관련 통계를 2025년부터 수기로 관리하고 있어 장기 추이 분석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노쇼 사기 피해가 급증하는 추세인 만큼 검거율과 범죄수익 환수, 해외 거점 추적, 재범 여부 등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통계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쇼 사기는 영세 사업자의 현금흐름과 생계를 직접 겨냥한 범죄인 만큼 사칭 주문 확인 체계와 신속한 계좌 지급정지, 피해 회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소상공인도 단체·고액 주문을 받으면 주문기관 대표번호로 계약·주문 사실을 다시 확인하고, 낯선 거래처가 지정한 계좌로 선입금하거나 대리구매에 응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