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소부장中企로 이어져야"…'납품대금 연동제' 안착 관건
"반도체 프로젝트 '모두의 성장' 설계"…원가 상승분 납품가 반영해야
함께성장 프로젝트 1조·상생무역금융 5조…소부장 투자 여력 확대 기대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정부가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함께 대·중소기업 상생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원자재와 에너지 비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납품대금 연동제를 확대해 대기업 투자 효과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2차 점검회의'에서 반도체 산업을 포함한 국가 전략산업의 성장 성과가 대기업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사업 초기부터 '모두의 성장'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프로젝트 초반부터 모두의 성장을 만들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투자가 이뤄지고 공장을 지어버린 뒤에는 이미 늦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대·중소기업이 기술개발부터 실증, 양산까지 함께 참여하는 '함께성장 프로젝트'를 향후 10년간 1조 원 규모로 추진한다. 소부장 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5조 원 규모의 상생무역금융과 유망 소부장·팹리스 기업에 투자하는 5조 원 규모의 신규 반도체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가 내놓은 상생 대책 가운데 중소기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납품대금 연동제 확대다.
정부는 원자재 가격 등 원가 변동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대·중소기업 간 연동 약정 체결을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반도체 공급망에서 원가 부담이 협력업체에 일방적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변동하면 그 변동분을 납품대금에 반영하도록 하는 제도로, 원자재 가격 급등기에 중소 협력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3년부터 시행됐다.
최근에는 적용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납품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원재료만 연동 대상이었지만, 상생협력법 개정에 따라 전기료와 가스비 등 주요 에너지경비도 연동 대상에 포함된다. 개정 제도는 올해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제도 시행에 앞서 기업들이 에너지 비용을 실제 납품대금에 반영할 수 있도록 실무 가이드를 마련하고 설명회와 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중기부는 이와 함께 전국 권역별 설명회와 연동제 로드쇼, 연동 우수기업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제도 확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연동제 동행기업'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반도체 산업은 완성품 기업과 소부장 기업들이 하나의 공급망으로 연결된 대표적인 산업이다. 대기업의 생산 확대와 투자도 중요하지만 협력업체가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조달하고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이어갈 수 있어야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중소기업계는 원가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을 경우 협력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장에서는 제도가 아직 충분히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동 약정 체결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업종별 활용 편차가 크고, 일부 중소기업은 거래 관계 악화 등을 우려해 연동 약정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연동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협력사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센티브와 현장 지원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좋아져도 그 효과가 협력 중소기업까지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원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거래 과정에서 비용 부담을 합리적으로 나누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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