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자영업 시장…정부 지원에도 신규 창업 10% 급감

5월 신규 사업자 8.4만명…생활업종은 14.4% 뚝
고물가·내수 부진에 한계…"생존 지원 강화해야"

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의 한 건물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7.6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정부가 창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신규 창업은 두 자릿수 감소하면서 자영업 시장의 활력이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국세청 '2026년 5월 월간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신규 사업자는 8만 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감소했다. 반면 폐업 사업자는 6만 3000명으로 1.5%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폐업 증가보다 신규 창업 감소 폭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소상공인과 밀접한 생활업종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폐업 사업자는 3만 명으로 2.9% 감소한 가운데 소매업과 음식점업, 숙박업, 개인서비스업 등 생활업종 신규 사업자는 3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4% 줄었다.

"폐업보다 창업 감소가 더 큰 문제"

현장에서는 자영업 시장이 단순히 폐업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신규 창업 자체가 위축되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폐업이 늘어나더라도 신규 창업이 이를 메우면서 시장 규모가 유지되는 구조였지만 최근에는 창업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고령화와 업종 재편 등의 영향으로 폐업은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신규 창업은 과거처럼 빠르게 늘어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분석이다.

은퇴 이후 생계를 위해 자영업에 뛰어드는 수요는 계속 발생하지만 창업을 바라보는 시각도 과거와 달라졌다는 평가다. 자영업을 생계 대안으로 쉽게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창업 이후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먼저 따지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비스업은 제조업처럼 전문 기술이나 대규모 설비가 필요한 업종은 아니지만 임대료와 인건비, 원재료 가격, 권리금 등 초기 창업 비용이 크게 더 든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이 같은 변화는 현장에서도 체감되고 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예전에는 장사를 하면 어느 정도 먹고 살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과연 버틸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한 상인이 휴대용 선풍기 바람에 의지해 일을 하고 있다. 2026.8.5 ⓒ 뉴스1 최지환 기자
"창업 늘리는 것도 좋지만 버틸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정부는 경영안정바우처와 정책자금, 디지털 전환, 온라인 판로 확대 등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히 창업을 장려하는 것보다 기존 소상공인이 시장 변화에 적응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시각이다. 플랫폼 중심의 유통환경 변화, 인건비와 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창업 이후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창업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존 사업자의 경쟁력 강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오프라인에서는 소비 회복과 지역상권 활성화를, 온라인에서는 플랫폼 입점과 디지털 전환 지원을 확대해 소상공인이 변화하는 소비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데이터 활용과 온라인 마케팅, 상품 고도화 등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차 본부장은 "창업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사업자가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시급하다"며 "오프라인 소비 회복과 온라인 판로 확대를 함께 지원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