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넘어 첨단 스타트업으로…중기부, AI·드론 신안보 기업 키운다

특별법 8월 말~9월 초 발의 추진…총리 주재 위원회·한국형 인큐텔 근거 마련
2030년까지 기업가치 1조 기업 5곳·매출 1000억 혁신기업 50곳 육성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新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 참석하며 정찰용 무인항공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6.6.26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정부가 인공지능(AI)과 드론, 우주항공 등 첨단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미래 안보산업의 핵심 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범부처 협력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기존 방산기업이나 무기체계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민간 혁신기업의 발굴과 성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신안보 산업 육성 체계를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31일 관가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9일 서울에서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실무협의체' 1차 회의를 열고 관계 부처와 신안보 전략 분야 지정, 혁신기업 선정, 특별법 제정 등 주요 후속 과제를 논의했다.

협의체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방향'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신안보 분야에서 기업가치 1조 원 이상 기업 5개와 매출 1000억 원 이상 혁신기업 5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무협의체에는 중기부를 비롯해 국방부, 금융위원회, 방위사업청, 우주항공청 등 관계 부처와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 한국벤처투자 등이 참여한다.

방산기업 넘어 AI 스타트업으로…중기부가 신안보 정책 총괄

이번 정책을 국방부나 방위사업청이 아닌 중기부가 총괄하는 것은 신안보 산업의 중심이 전통적인 방산기업에서 AI와 드론, 우주항공 등 민간 첨단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국방 획득이나 무기체계 개발 중심의 접근만으로는 급변하는 기술 경쟁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투자와 연구개발(R&D), 사업화를 연계하는 기업 성장정책 관점에서 신안보 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정책 설계 과정에서도 기존 방산 체계기업보다 AI 등 전략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됐다.

정부는 AI 기반 전장정보 분석 플랫폼으로 성장한 미국 팔란티어(Palantir)와 같은 글로벌 혁신기업을 국내에서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드론·로봇, 국방 AI·반도체, 국방 센서·미래소재, 우주·항공, 사이버보안·양자통신 등을 신안보 전략 분야로 지정하고,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기업을 '신안보 혁신기업'과 후보기업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新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6.26 ⓒ 뉴스1 이재명 기자
R&D부터 조달·투자까지…'한국형 인큐텔' 설립 추진

정부는 이번 정책을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방향' 회의가 열린 데 이어 관계 부처 실무협의체도 출범하면서 특별법 제정과 후속 지원체계 마련이 본격화됐다.

선정 기업에는 연구개발부터 실증, 투자, 공공조달, 해외 진출까지 성장 단계별 지원이 집중된다.

국방 분야 첨단기술이 신속하게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조달 방식도 바뀐다. 민간기업이 군사적 문제 해결 방안을 제안하는 공모형 획득 방식을 확대하고, 군이 제품을 먼저 활용한 뒤 성능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첨단 장비의 최초 배치 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한다는 목표다.

군 훈련과 작전에 기업이 직접 참여해 기술을 검증하고 실증 데이터를 확보할 기회도 확대한다. 우주·항공과 사이버보안 등 비국방 안보 분야에는 혁신 촉진형 계약제도를 도입해 공공기관이 혁신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신속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R&D 지원도 대폭 강화한다. 정부는 연구개발부터 실증, 구매까지 연계하는 신안보 전용 OTA(Other Transaction Authority)형 R&D 사업을 신설해 기업당 최대 5년간 100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초기 투자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한국형 인큐텔' 설립도 핵심 과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전략기술 투자기관인 인큐텔(In-Q-Tel)을 벤치마킹해 국가안보 전략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정부가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정부는 1조 원 규모의 모태펀드와 방산펀드 등을 활용하고 기술특화 자산운용사인 '한국전략기술파트너스(KSTP)' 설립을 지원해 향후 5년간 최대 10조 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와 기업이 공동 개발한 기술은 지식재산권을 공동 보유하되 기업의 민간 활용을 보장하고, 국방 분야에서 개발한 기술이 민간시장과 해외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사업화와 수출도 연계 지원한다.

특별법 8~9월 발의 목표…총리 주재 범부처 위원회 설치

정부는 이 같은 지원체계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특별법에는 신안보 전략 분야 지정과 혁신기업·후보기업 선정, 범부처 정책을 심의·조정하는 총리 주재 위원회 설치, 한국형 인큐텔 설립 등의 법적 근거가 담길 예정이다.

혁신기업 실태조사와 지원사업 추진 근거 등 개별 부처 법률에 담기 어려운 내용도 특별법으로 통합하고, 조달과 국방사업 관련 사항은 국가계약법과 국방첨단전력사업법 등 개별 법률 개정을 병행할 방침이다.

특별법은 입법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정부입법이 아닌 의원입법 방식으로 추진된다. 중기부는 여당 및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이르면 8월 말이나 9월 초 법안을 발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상임위원회와 법안심사소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최종 통과 시점은 아직 유동적이다.

최근 회의에서는 실무협의체 운영 방안과 신안보 전략 분야 및 혁신·후보기업 선정 기준, 전략 분야 지정 로드맵, 관련 법률 제·개정 일정 등을 논의했다. 국방 오픈이노베이션과 투자설명회(IR) 개최, KSTP 설립 방안, 한국형 인큐텔 투자 구조 등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중기부는 앞으로 매월 실무협의체를 운영하며 부처별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신안보 전략 분야와 혁신기업 선정 기준, 특별법 제정안, 한국형 인큐텔 설립 방안 등 세부 과제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신안보 산업은 방산관련 체계종합기업 중심이 아니라 AI와 드론, 우주항공 등 민간 혁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라며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혁신기업이 기술개발부터 투자, 사업화, 공공조달, 해외 진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성장 사다리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新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 참석하며 옵저버 위성 목업을 살펴보고 있다. 2026.6.26 ⓒ 뉴스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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