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기회 vs 격차"…中企 판로 넘어 데이터 역량 확보 관건
한유원 리테일·마케팅 동향리포트서 중소기업 AI 도입 의제
"AI가 소비자 선택 좌우…데이터 경쟁력이 판로 결정할 것"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유통시장의 경쟁 공식을 바꾸고 있다. AI 알고리즘이 소비자에게 어떤 상품을 먼저 보여줄지 결정하는 환경이 자리 잡으면서 중소기업도 '입점 경쟁'보다 '발견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28일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한유원)이 발간한 '중소벤처소상공인과 함께하는 리테일·마케팅 동향리포트'의 'AI 발전이 중소기업·중소유통업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유통시장 구조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검색하고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 구매를 결정했다면, 이제는 플랫폼 알고리즘이 먼저 소비자에게 노출할 상품을 선별한다. 상품의 품질뿐 아니라 리뷰와 키워드, 이미지, 고객 반응 데이터 등 AI가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정보가 관리돼야 소비자에게 추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유통 경쟁의 본질이 '입점'에서 '발견 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는 중소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상품 설명 작성과 광고 문구 제작, 고객 분석, 해외 마케팅, 자동 번역과 현지화 콘텐츠 제작 등 과거 많은 비용과 전문인력이 필요했던 업무를 훨씬 적은 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K-뷰티와 K-푸드 등 소비재의 글로벌 진출에도 AI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AI 도입 자체가 경쟁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유원은 맥킨지의 2025년 조사 결과를 인용해 기업들의 AI 활용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상당수 중소기업은 이를 실제 매출과 성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플랫폼 중심의 경쟁 환경에서는 데이터와 AI 활용 역량이 부족한 기업일수록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대형 플랫폼은 방대한 고객 데이터와 추천 알고리즘, 자동화된 광고·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매 여정을 주도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데이터 관리와 AI 활용 역량, 전문인력 확보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어 AI가 오히려 경쟁력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판로 정책도 기존의 입점 지원 중심에서 AI 활용 역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단순히 AI 도구를 보급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업무에 적용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교육과 컨설팅을 강화해야 하며, 상품 정보 표준화와 검색 키워드 최적화, AI 기반 콘텐츠 제작 등을 공공몰과 민간 플랫폼, 글로벌 플랫폼까지 연계하는 지원체계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해외 진출 과정에서 인증과 물류, 통관, 반품, 고객 응대(CS) 등도 AI 기반 지원체계와 연계해 기업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품질과 안전성, 브랜드 스토리, ESG 등 '신뢰 자산'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AI 생성 콘텐츠 활용과 허위 리뷰 방지, 알고리즘 추천의 투명성 등에 대해서는 처벌보다 예방 중심의 가이드라인과 교육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나아가 기업 규모와 성장 단계에 맞춘 맞춤형 지원도 주문했다. 초기 기업에는 AI 기초교육과 마케팅 자동화 도구를, 성장기업에는 데이터 분석과 광고 최적화 설루션을, 글로벌 진출 기업에는 다국어 콘텐츠 제작과 해외 플랫폼 대응 역량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한유원 관계자는 "AI는 더 이상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유통 질서를 만드는 핵심 인프라"라며 "앞으로는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보다 소비자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발견되고 추천받으며 신뢰를 얻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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