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홈플' 납품中企 미정산 타격…지급기한 단축·분리 예치 추진
일반 상품 40일→20일·신선식품 10일 내 지급…에스크로 도입 추진
소상공인업계 "정산주기 단축해야…판매대금 안전장치 마련 시급"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티몬·위메프에 이어 홈플러스 협력업체 납품대금 미정산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입법이 추진된다. 대형 유통업체의 납품대금 지급기한을 단축하고 판매대금을 별도로 관리하는 제도 도입이 골자다.
2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생 살리기 패키지 법안'으로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홈플러스 회생절차 과정에서 납품업체들이 판매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면서 자금난을 겪고, 일부 업체는 납품 중단과 경영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따른 대응 강화 조치다.
특히 유통기한이 짧은 농·축·수산물은 대금 지급이 늦어질 경우 납품업체를 넘어 생산 농가의 자금 경색과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임 의원은 지난 15일 '홈플러스 파산 위기 속 농식품 납품업체 보호도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고 납품업체들의 피해 사례와 현장 의견을 청취한 뒤 관련 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납품대금 지급기한을 앞당기고 납품업체의 대금 회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일반 상품의 납품대금 지급기한은 월 판매마감일 기준 현행 40일에서 20일로 단축하고, 직매입 상품은 60일에서 40일로 줄이도록 했다. 또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 농·축·수산물은 월 판매마감일 또는 상품 수령일로부터 10일 이내에 대금을 반드시 지급하도록 별도 규정을 신설했다.
아울러 대규모 유통업체가 상품대금의 60% 이상을 금융기관에 분리 예치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에스크로 제도'도 도입한다. 유통업체가 경영난이나 파산을 겪더라도 해당 대금은 압류 대상에서 제외하고 납품업체에 우선 지급하도록 해 연쇄 피해를 막겠다는 취지다.
한편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소비를 늘리기 위한 세제 지원도 함께 추진된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는 소상공인기본법상 소상공인 점포에서 사용한 결제금액에 대해 50% 소득공제 항목을 신설하고, 기존 40%였던 전통시장 사용분 소득공제율도 50%로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회성 현금 지원보다 소비를 유도해 골목상권 매출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법안이 추진되는 배경에는 홈플러스 사태로 드러난 협력업체들의 심각한 피해가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홈플러스 납품 협력업체들의 미정산 금액은 업체당 평균 7억 7400만 원에 달했다. 전체의 41%는 5억 원 이상의 납품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상당수 업체는 60일이 넘도록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원부자재 구입과 하도급 대금 지급은 물론 직원 급여와 신제품 개발, 마케팅 비용까지 차질을 빚으며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협력업체들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대금을 활용한 미정산 대금 우선 지급과 함께 정부의 긴급경영안정자금 확대, 저금리 특례대출 등 금융 지원을 요구해 왔다. 다만 금융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미정산 대금을 신속히 지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소상공인업계도 정산주기 단축과 에스크로 제도 도입 등 법안의 취지에 공감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티메프 사태에 이어 홈플러스 사태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었다"며 "정산이 늦어지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은 결국 대출이나 사금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공연은 그동안 납품대금 정산기한을 15일 이내로 단축해야 한다고 꾸준히 요구해 왔다"며 "유통업체가 보관하는 판매대금 가운데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별도로 관리하는 에스크로 제도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이자 의원은 "피땀 흘려 생산한 농·축·수산물의 대금을 유통업체 부실로 떼이는 일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대금 지급 주기를 앞당기고 안전하게 예치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납품업체와 농가의 생존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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