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60만원도 못 벌어요"…더 깊어지는 소상공인 '생존 한계' 호소

자영업자 월 영업익 하락세 뚜렷…폐업률 10% 육박
"최저임금 구분 적용·주휴수당 폐지·새벽배송 철회" 촉구

전국에서 모인 소상공인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생존권 사수와 고용정책 대전환 촉구 범소상공인 결의대회'에서 최저임금 구분 적용과 주휴수당 폐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철회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6.9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790만 소상공인 중 520만 명은 월 환산 최저임금은커녕한 달에 160만 원도 못 법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와 내수 부진 장기화로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들이 정부와 국회를 향해 고용정책 전환과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자영업자 3명 중 2명이 월 영업이익이 160만 원 미만에 머무르고 폐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제도 개선과 사회안전망 확충, 대형마트 새벽배송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생존권 사수와 고용정책 대전환 촉구 범소상공인 결의대회'를 열고 정책 개선의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에는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를 포함해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과 함께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소상공인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소공연은 최근 소상공인들이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따른 비용 부담과 내수 부진, 플랫폼 수수료 인상, 인건비 상승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자영업자 3명 중 2명은 월 영업이익이 160만 원 미만에 그쳤다.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2024년 기준 소상공인 월평균 수익도 191만 원에 머문다.

소상공인들의 위기감은 각종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최근 폐업 사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2년 86만 7292명(폐업률 8.6%)에서 2023년 98만 6487명(9.02%)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 100만 8282명(폐업률 9.04%)을 기록했다. 업계는 고금리·고물가와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만큼 올해 역시 폐업자 수가 100만 명을 웃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송치영 소공연 회장은 "대한민국 경제의 실핏줄인 790만 소상공인들이 지금 가장 깊고 어두운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며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내수 부진까지 겹쳤고 임대료와 공공요금, 원·부자재비, 플랫폼 수수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고 나면 남는 것은 빚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790만 소상공인 가운데 520만 명은 월 160만 원도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며 "폐업자는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고 올해는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25일 서울 종로2가 대로변 건물에 임대 문구가 붙어 있다. 2026.1.25 ⓒ 뉴스1 박지혜 기자

송 회장은 최근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임대료와 공공요금, 원·부자재 가격, 플랫폼 수수료, 인건비 상승 등이 소상공인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가족경영에 의존하며 최저임금 수준의 소득도 얻지 못하는 영세 자영업자가 적지 않은데 노동비용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소상공인들은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인데 비용 부담을 더욱 키우는 정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장의 지불 능력과 경영 여건을 고려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최근 논의가 진행 중인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소상공인이 죽겠다고 절규하고 있는데 정부와 국회는 노동정책만 이야기하고 있다"며 "지불 능력조차 없는 영세 사업장에 추가 비용 부담을 지우는 정책은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저임금 제도 개편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송 회장은 "40년 가까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오른 최저임금은 이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며 "업종별·규모별·지역별·외국인 근로자 구분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 320원으로, 소상공인 업계는 업종별 경영 여건을 반영한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73년 된 낡은 제도인 주휴수당도 폐지해야 한다"며 "감당할 수 없는 임금 인상은 결국 고용 축소와 폐업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업계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송 회장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지켜온 최소한의 안전판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헌법소원과 전국적인 반대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최근 국회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소상공인 업계는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확대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개최한 '2026년 제1차 소상공인유통산업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대출 부담 증가와 소비 위축으로 소상공인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형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으며 국회에서 심사 중인 온라인 플랫폼법의 조속한 법제화를 촉구했다.

온라인 플랫폼법은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불공정 거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다. 소상공인 업계는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을 완화하고 거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급변하는 유통 환경과 거시경제 악화로 소상공인들의 경영 부담이 한계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공정한 플랫폼 시장 질서 확립과 상생 협력 문화 정착을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비용 부담과 내수 침체, 플랫폼 중심의 유통 구조 변화가 맞물리면서 소상공인들의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원가와 인건비, 플랫폼 수수료 등 각종 비용은 계속 증가했지만, 소비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현장 체감 경기가 외환위기나 코로나19 당시 못지않게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단기적인 금융 지원을 넘어 플랫폼 수수료 부담 완화와 내수 활성화, 사회안전망 확충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종합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에서 모인 소상공인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생존권 사수와 고용정책 대전환 촉구 범소상공인 결의대회'에서 최저임금 구분 적용과 주휴수당 폐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철회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6.9 ⓒ 뉴스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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