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준 벤기협회장 "일괄적 세그먼트 도입 반대…부실기업 퇴출엔 공감"

시가총액·외형 획일적 기준 아닌 정밀 설계·유연한 구조 필요
바이오·AI 쏠림 속 非 AI 업종 소외 짚어…주52시간 유연화 촉구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2026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10 (벤처기업협회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코스닥은 미래 성장성과 혁신을 평가하는 시장으로, 단기 실적이나 외형 중심 평가로 접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문제 있는 기업이 퇴출돼야 하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업이 도전할 수 있는 구조도 유지돼야 합니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2026 벤처기업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세그먼트·승강제 도입 추진 관련 질의에 "획일적 규제는 부작용 우려가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상위 구간 쏠림·낙인 효과 지적

송 회장과 협회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세부 제도 설계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세그먼트 기반 시장 구조는 시가총액 등 외형 기준으로 기업을 구간별로 나누는 방식이다.

송 회장은 "코스닥 활성화 방안 중 일부는 현장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반드시 보완이 필요하다"며 "코스닥은 벤처 생태계의 핵심 회수 시장인 만큼 미래 성장성과 기술력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유연한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스닥이 나스닥처럼 성장성과 혁신 중심 시장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과거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한 기업들이 남아 있었다면, 코스닥 지수와 시장 위상도 달라졌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코스닥의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2026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10 (벤처기업협회 제공)

이정민 협회 사무총장도 일률적인 제도 적용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일률적인 세그먼트 도입·적용에는 반대하지만, 도입이 불가피하다면 현재 외형으로만 보는 기준을 제고해달라는 것"이라며 코스닥 세그먼트와 승강 구조가 벤처 자본시장 역할과 맞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상위 그룹에 포함되지 못한 기업들은 사실상 낮은 평가를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오나 인공지능(AI)·딥에크 등 일부 섹터 중심으로 상위 구간이 형성될 경우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며 "코스닥 기업은 업종도 다양하고 미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도 많아 단순한 외형 기준으로 재단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우려했다.

이용균 벤처기업협회 수석부회장(알스퀘어 대표)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2026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10 (벤처기업협회 제공)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협회 수석부회장)는 최근 투자 시장에서의 쏠림 현상을 짚었다. 그는 AI 중심 투자 흐름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비(非) AI 기업의 소외를 우려했다.

이 대표는 "AI 투자 확대는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필요하다"면서 "다만 비AI 기업이 투자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사례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기업은 투자 유치를 위해 사업 구조를 인위적으로 AI에 맞추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금융 역할에 대해서는 시장과 구분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시장은 자율에 맡기되 정책금융은 소외 영역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무총장은 "시장 편중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도 "정책금융은 현재 소외된 분야를 채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왼쪽부터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수석부회장)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의장(수석부회장), 권성택 티오더 대표(부회장) 2026.6.10 뉴스1 ⓒNews1 김민석 기자
주52시간 근로제 현장-제도 괴리 지적

송 회장은 주52시간 근로제와 관련해선 "벤처·스타트업 현장의 현실과 제도 간 괴리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현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벤처를 선택했는데 일을 더 할 수 없어 성장 기회가 제한된다는 하소연도 있었다"며 "이 자리를 통해 노동계와 대화 창구가 열린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제도 시행 전부터 노동계와 대화를 이어왔고 현재도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은 정부와 국회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 시행 이후 예상했던 부작용이 벤처·스타트업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는 정책 보완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