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키우고 중기 이끈 장관, 총리 후보로…한성숙의 37년

네이버 첫 여성 CEO 출신…중기부 장관 거쳐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모두의 창업'·성장 중심 정책 주도…이재명 대통령과 정책 호흡도 주목

이재명 대통령은 7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총리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4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븐브로이-대한제분 상생협력기금 출연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뉴스1 DB)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국내 대표 IT·벤처 전문가에서 중소벤처 정책 수장을 거쳐 국무총리 후보자까지. 네이버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이재명 정부 두 번째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최종 임명된다면 2006년 한명숙 총리 후 약 20년 만에 여성 국무총리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IT 성장 견인한 네이버 대표이사 출신

한 후보자는 국내 IT 산업 성장 과정을 현장에서 경험한 대표적인 기업인 출신 인사다.

1989년 컴퓨터 전문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엠파스를 거쳐 2007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이후 서비스본부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17년 네이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당시 네이버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주목받았다.

재임 기간 그는 웹툰·웹소설의 글로벌 확장과 네이버페이 성장, 스마트스토어 활성화 등을 주도하며 네이버의 사업 영역을 크게 넓혔다. 동영상과 커머스 사업 성장에 힘입어 네이버 매출은 2017년 4조 7000억 원 수준에서 2021년 6조 8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Fortune)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에도 이름을 올렸다.

기업인에서 중기부 장관으로…'현장형 리더십' 주목
18일 공주의 독립서점 오래된 질문에서 동네책방 간담회를 가진 한성숙 중기부 장관 (중기부 제공)

한 후보자는 지난해 이재명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발탁되며 처음 국정에 참여했다.

기업인 출신 장관이라는 점에서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지만, 취임 이후에는 현장 중심 행보를 이어가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책 전반에 변화를 시도했다.

실제로 취임 후 약 1년 동안 152차례 현장을 방문했고, 이를 바탕으로 23건의 대책과 78건의 법·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기술탈취 대응 강화를 위한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도입과 납품대금 연동제 확대, 전통시장 화재공제 도입 등이 대표 성과로 꼽힌다.

한 후보자는 각종 간담회와 현장 방문에서 기업과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데 집중했다.

중기부 안팎에서는 기업인 출신임에도 정책 이해도가 높고 업무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무진과 수시로 토론하며 정책 방향을 조율하는 한편 현장 의견을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려 했다는 평가다. 그는 '장관에게 직접 제안하세요'란 코너를 만들어 메일을 받고 회신하는 등 열린 행정으로도 주목받았다.

'모두의 창업'·성장 중심 정책 전환 주도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6일 경산시 대구대학교에서 열린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청년 창업 활성화 토크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6 ⓒ 뉴스1 김진환 기자

한 후보자의 대표 정책으로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가 꼽힌다.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추진된 이 프로젝트에는 6만 3000여 명이 참여하며 정부 창업 프로그램 가운데서도 높은 관심을 끌었다.

그는 "실패 경험도 자산이 되는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도전과 재도전을 지원하는 창업 문화를 정책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에는 중소기업 정책의 무게 중심을 기존 '보호와 지원'에서 '성장과 도약'으로 옮기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중기부 출범 10주년을 앞두고 유사·중복 사업을 정비하고 핵심 사업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체질 개선 작업을 추진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성과도 나타났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은 1200억 달러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 중소기업 수출 역시 298억 달러로 분기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벤처 분야에서는 올해 1분기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이 4조4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벤처투자액도 3조3000억 원에 달했다.

대통령 신임 속 국무총리 후보자로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20 ⓒ 뉴스1 허경 기자

관가에서는 한 후보자의 정책 추진력과 성과,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책적 호흡이 총리 후보자 발탁 배경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한 후보자는 지난해 말 중기부 업무보고를 비롯한 각종 경제 행사에서 이 대통령과 중소기업·창업 정책을 놓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존재감을 키웠다.

지난 3월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 행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참석자들을 향해 "우리 중기부 장관 잘하고 계시죠"라고 말하며 공개적으로 박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 대통령이 자신의 SNS를 통해 한 후보자의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성과를 언급하며 "큰 성과 감사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한 후보자는 AI 혁신과 글로벌 복합 위기를 마주한 국가 전략 대전환기에 국민 모두의 성장과 민생을 책임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기부 장관으로서 속도와 성과, 현장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성과를 만들어왔다. 민간에서 쌓은 혁신 마인드와 개혁 의지, 모두가 성장해야 한다는 상생의 철학이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기업 현장 경험과 디지털·플랫폼 산업에 대한 이해도, 중기부 장관으로서 보여준 정책 추진력, 대통령과의 정책적 신뢰 관계가 이번 총리 후보자 지명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기부에서 강조해 온 '성장·도약형 정책' 기조가 향후 국정 운영 전반에도 반영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