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업계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법안, 즉각 철회해야"

소공연, 전국상인연합회 등 공동 성명서 발표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곡물이 진열돼 있다. 2026.5.6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법안이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된 것과 관련해 소상공인업계가 "골목상권 사형선고"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유통 대기업 독과점을 심화하고 골목상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26일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공동 성명을 통해 "국회는 골목상권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법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앞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대형마트 심야 영업 제한 완화와 의무휴업 규제 자율화를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했다.

정치권과 업계 일각에서는 대형마트의 온라인 새벽배송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소상공인·전통시장 업계는 시장 경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대형마트 영업 규제 완화와 새벽배송 허용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대한민국 소상공인들은 끝을 알 수 없는 내수 부진과 고물가·고금리의 늪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의 직격탄까지 맞아 원자잿값과 유류비조차 감당하기 힘든 절체절명의 생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이어 "민생경제의 뿌리가 통째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국회가 '소비자 편익'과 '규제 완화'라는 미명 아래 대기업의 민원 해결에 나서는 것은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지난 2012년 도입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및 공휴일 의무휴업 제도가 골목상권을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제도는 거대 자본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고 골목상권이 숨 쉴 수 있도록 한 '상생의 상징'이자 '최후의 보루'"라며 "헌법재판소도 2018년 합헌 결정을 통해 해당 제도의 공익적 가치와 경제민주화 취지를 인정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벽배송은 밤 시간대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아침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로, 최근 온라인 플랫폼과 대형 유통업체의 핵심 경쟁 분야로 꼽힌다. 소상공인 업계는 대형마트까지 이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경우 기존 온라인 플랫폼과 대형마트, 동네 상권 간 경쟁 구도가 더욱 기울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단체들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이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유통 질서 전반을 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미 온라인 플랫폼 급성장으로 한계 상황에 다다른 소상공인들을 외면한 채 자본력과 물류망을 독점한 대형마트에 심야 영업 확대와 새벽배송 권한까지 쥐여주겠다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 아닌 자본에 의한 '무차별 학살'에 소상공인을 내모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온라인 플랫폼을 견제하기 위해 대형마트 규제를 푼다'는 논리는 본말이 전도된 궤변에 불과하다"며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전통시장과 슈퍼마켓 등 도소매 유통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키우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 업계는 강경 대응 방침도 내놨다.

이들은 "골목상권의 숨통을 조이는 어떠한 타협안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가 기어이 새벽배송 허용 법안을 강행 처리한다면 즉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