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만 애 낳나요?…육아휴직 꿈도 못 꾸는 자영업자들
고용보험 밖 소상공인들…시간 보장형 제도 사각지대
정부, 제도 개편 필요성 공감…의무가입·급여 도입 논의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가정의 달을 맞아 출산·육아 지원 제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여전히 육아휴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중기연)에 따르면 현재 국내 육아휴직 제도는 고용보험을 기반으로 한 임금근로자 중심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는 사실상 육아휴직 급여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자영업자는 전체 취업자의 약 19.6%를 차지하는 주요 경제 주체지만, 고용보험은 임의가입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가입률이 0.8%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자영업자는 출산이나 육아를 위해 일을 중단할 경우 곧바로 소득이 끊기는 상황에 놓인다. 근로 시간 역시 임금근로자보다 긴 경우가 많아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인 셈이다.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저출생 대응은 핵심 정책 과제로 부상했다.
정부는 부모 급여, 아동수당 등 현금성 지원을 확대해 왔지만, 육아휴직과 같은 '시간 보장형 제도'는 여전히 취업자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자영업자는 일부 출산 급여(3개월 최대 150만 원)만 제한적으로 받을 수 있을 뿐, 육아휴직 급여는 적용되지 않아 제도적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출산과 육아를 포기하거나 시기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외 주요국은 자영업자까지 포함한 육아휴직 제도를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 북유럽을 비롯해 독일·프랑스 등은 자영업자에게도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예컨대 오스트리아는 '가족부담 평등화 기금'을 통해 자영업자를 포함한 모든 부모에게 육아휴직 급여를 지원하고 있으며, 핀란드·아이슬란드·노르웨이 등도 유사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반면 한국은 고용보험 중심 체계에 머물면서 자영업자 적용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육아휴직 도입을 위해서는 고용보험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기연은 "임의가입 유지 또는 의무가입 전환을 통해 제도를 설계하고, 소득 기반 보험료 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성별 구분 없이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특히 자영업자의 약 69%가 고용보험 의무가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 수용 가능성도 확인됐다. 정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자영업자 육아휴직 제도 도입은 인구 위기 대응과 사회안전망 사각지대 해소 차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제도로는 자영업자의 육아 부담을 충분히 흡수하기 어려운 만큼 고용보험 활성화와 가입 확대, 소득 기반 보험료 체계 마련 등 제도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제도 도입은 고용보험 체계를 기반으로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의무가입 전환 등 가입 방식 개선과 함께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자영업자를 위한 육아 지원 제도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며 관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기부는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1인 여성 자영업자 육아 지원과 영세 소상공인 건강 돌봄 등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병권 중기부 2차관은 "자영업자는 출산 시 점포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임금근로자와 달리 이를 보완할 제도적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라며 "자영업자 역시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만큼 사회안전망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출산·육아로 인한 불가피한 휴업을 보완할 수 있는 방식과 육아 부담을 완화할 다양한 지원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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