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미지급에 발주 물량 입고도 안 돼"…中企 중동 피해 733건

물류비 50% 급등·대금 회수도 차질…피해 접수 700건 넘어

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6.4.8 ⓒ 뉴스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중동 사태 장기화로 중소기업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다. 피해·애로 접수는 700건을 넘어서며 물류 차질과 비용 부담이 동시에 확대되는 모습이다.

2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동 관련 피해·애로사항 접수 건(정오 기준)은 총 73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주 대비 56건이나 증가한 수치다.

피해 유형별로는 '운송 차질'이 256건(46.8%, 중복 응답 포함)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물류비 상승 199건(36.4%) △계약 취소 및 보류 187건(34.2%) △출장 차질 100건(18.3%) △대금 미지급 87건(15.9%)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이란(93건, 14.0%), 이스라엘(87건, 13.1%) 관련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구체적인 피해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란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들은 최근 원가 상승과 공급 지연이 동시에 발생하며 이중 부담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의 경우 원가가 기존 대비 25~30%가량 상승했지만, 2월 발주 물량조차 아직 입고되지 않는 등 수급 차질이 장기화되고 있다. 사전 안내 없이 납기 지연이 이어지면서 생산 일정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물류비 부담도 크게 늘었다. 유류할증료가 50% 이상 상승한 데다 항공·해상 일부 노선이 중단되면서 기업들은 우회 운송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운송 비용이 중복으로 발생하며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금 회수 문제 역시 확산되고 있다. 중동 지역 바이어와의 거래에서 결제 지연이 빈번해지고 있으며, 현지 외환·금융 시스템 제약으로 송금이 지연되거나 사실상 불가능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쟁 장기화 여파로 해외 바이어의 방한 일정이 취소되거나 출장 계획이 축소되는 등 영업 활동 전반에도 차질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피해 확산에 대응해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중기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정책자금을 활용해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신시장진출지원자금 등 유동성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동전쟁 피해기업을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에 포함하고, 우량기업 기준과 매출 감소 요건을 완화해 신속 지원에 나섰다. 이에 따라 관련 자금 규모는 기존 25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