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때보다 더 불안해요"…소상공인, 내수 부진·원가 부담에 시름

일시 휴전에도 포장재·재료값 급등에 부담 호소
비상 경영에 인력 최소화…일부 폐업 고려 사례도

2서울 종로2가 대로변 건물에 임대 문구가 붙어 있다.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경기 고양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주인 C 씨는 "코로나 때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불확실성이 더 크다"면서 "원가 부담이 계속되면 버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미국과 이란의 일시 휴전 소식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과 원자재 수급 불안, 고금리 등이 이어지면서 현장에서는 "코로나 때보다 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1~2주 사이 재료비와 포장재 가격이 급등하며 체감 부담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을 하는 A 씨는 "불과 1~2주 만에 재룟값과 포장 용기 가격이 크게 올라 부담이 상당하다"며 "안 그래도 손님이 줄고 있는데,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아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실제 원가 상승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플라스틱과 비닐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중동 사태 이전 미터톤당 약 600달러 수준에서 최근 1200달러 안팎까지 오르며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에 따라 포장재 가격도 단기간에 급등했다. 업계에 따르면 비닐봉지는 1000장 기준 6만 원대에서 10만 원 이상으로 올랐고, 배달용 플라스틱 용기 역시 30~40%가량 인상됐다. 일부 품목은 일주일 사이 큰 폭으로 가격이 뛰는 사례도 나타났다.

"웃돈 주고 재고 확보했는데…상황 예측 불가능"

특히 배달·포장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다. 컵, 용기, 비닐 등 소모품 비용이 동시에 오르면서 원가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부 점포는 운영시간을 줄이거나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폐업을 고민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네 음식점을 운영하는 B 씨는 "예전에는 재료비가 가장 큰 부담이었지만 지금은 포장비 비중도 크게 늘었다"며 "배달 주문이 많아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포장재 수급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대비해 선주문했지만, 납기 지연이 발생하거나 추가 발주하기가 어려운 사례도 나타난다. 한 소상공인은 "웃돈을 주고 미리 재고 확보는 했는데 일시 휴전 뉴스를 봤다. 그래도 믿을 수 없다. 이후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중동발 일시적인 휴전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미 상승한 원자재 가격이 단기간에 안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공급망 불안과 운임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닐봉투 수급불가로 봉투값을 받는다고 공지를 붙여놓은 가게. ⓒ 뉴스1 이재상 기자
"버티기 한계"…소상공인 지원 확대 요구

소상공인계는 정부의 보다 직접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원자재·포장재 가격 급등에 대응할 수 있는 비용 지원과 함께 경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과 소비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소상공인 부담이 한계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포장재·원부자재 비용 상승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긴급 지원과 공공요금 부담 완화, 금융 지원 확대 등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추가경정예산에 소상공인 지원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현장의 우려도 제기된다. 단기 유동성 지원을 넘어 비용 절감과 매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재 최대 25만 원 수준인 경영안정 바우처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추가경정예산에 관련 예산을 반영해 취약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원가 상승과 소비 위축이 동시에 이어지는 '이중 압박'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단순한 경기 부진을 넘어 비용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소상공인 부담이 더욱 커지고, 버티지 못하는 업장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