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中企위기]④ 뉴노멀 된 '3중 쇼크'…"AI 전환·투트랙 지원 필요"

中企·벤처 전문가 6인 진단…"AI·에너지효율화로 비용구조 개선"
"응급지혈·미래투자, 전략적 대응…AX·R&D 밀착지원 체계 구축"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파장이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차질을 넘어 수익 구조 자체를 흔드는 구조적 위기로 번지고 있다. 유가·환율 급등과 물류 차질이 동시에 작동하는 '3중 쇼크'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New Normal)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체질을 △에너지 효율화 △탄소중립 △디지털·인공지능(AI) 전환을 축으로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6일 관가와 업계에 따르면 중동 사태가 장기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달러·원 환율은 1500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중소 제조업체들은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현금흐름이 막히는 '수익성 쇼크'가 본격화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유가 변동이 아니라 고유가·고환율·물류 불안이 동시에 작동하는 다중 비용 쇼크가 뉴노멀로 고착될 위험 신호"라며 "원가 급등과 납품단가 반영 지연이 맞물리면서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먼저 붕괴하는 구조적 위기"라고 진단했다.

노민선 중기연 중소기업정책연구실 실장도 "제품 원가가 지난달 대비 10% 이상 뛰었고 상승 폭은 더 커질 것"이라며 "흑자를 내던 중소기업 상당수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 수출 중소기업 대상의 긴급 경영자금 및 수출 바우처 예산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조 원장은 이번 중소기업들의 위기는 자금 부족이 아닌 비용 급등이 원인인 만큼 '응급 지혈'(버티기 자금)과 '미래 투자'를 구분해 투트랙으로 설계·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조 원장은 "단기적으론 에너지 다소비 업종과 수출 중소기업에 전기·가스·물류비 한시적 보전이 시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AI 전환과 에너지 효율화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며 "공정 자동화, 전력 최적화, 재생에너지 연계 등은 비용을 구조적으로 낮추는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고유가·고환율 뉴노멀은 중소기업에 고비용 구조의 고착을 의미한다"며 "에너지 효율화·탄소중립·AI 전환 등 혁신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 조세지원과 정책금융을 패키지로 묶는 지원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민형 벤처기업협회 혁신정책본부장은 "AI를 활용한 수요 예측, 재고·물류 최적화,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해야 한다"며 "초기 비용 장벽을 낮추려면 벤처·스타트업 전용 AI 전환 바우처를 대폭 확대한다"고 언급했다.

3D 프린터로 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형상 뒤로 호르무즈 해협 지도가 보이는 일러스트. 2026.01.09 ⓒ 로이터=뉴스1

중소기업 수출을 견인해 온 대표 품목인 중고차와 화장품도 중동발 충격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중고차) 경우 지난해 UAE 수출이 직전 해 대비 91.2% 급증했지만, 올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같은기간 화장품도 중동 시장 수출이 54.6% 급증했지만, 올해는 호르무즈 봉쇄 사태로 성장세가 꺾일 것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고차·뷰티 등 중소기업 주요 수출 품목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재고 부담과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정책금융으로 숨통을 틔워주되 중장기적으로는 AI를 활용한 비용 관리와 시장 다변화를 통해 고비용 구조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체질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헌 광운대 교수(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는 "이재명 정부의 지역균형 성장 기조와 연계해 지역 밀착형 벤처캐피털이나 중소기업 구조조정 전문 회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의 AI 전환과 신산업 R&D를 밀착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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