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30일' 수출 中企 피해 확산…계약 취소·생산 가동률 반토막
물류 차질·원자재 수급 불안 겹치며 주문 취소·공장 가동 차질 속출
중기부 TF 가동·물류바우처 지원…현장선 "삼중고 여전" 호소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중동 사태가 한 달째 이어지면서 국내 중소 수출기업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물류 차질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 겹치며 생산 중단과 주문 취소 등 실질적인 경영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3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동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접수는 총 422건(27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구체적인 피해·애로가 284건, 단순 우려가 79건이었다.
사태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피해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이다. 중기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수출지원센터 누리집과 지역별 15개 수출지원센터를 통해 유선 및 온라인을 통해 피해·애로를 접수하고 있다.
구체적 피해 284건 중에서는 운송 차질(170건·59.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계약 취소·보류(101건·35.6%), 물류비 상승(96건·33.8%), 대금 미지급(72건·25.4%)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중동 주요 수출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피해 접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물류 차질이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수출 물량이 인근 항에 장기간 묶이면서 납기 지연과 추가 운송비 부담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실제 한 기업은 중동으로 향하던 물량이 3주 이상 항구에 정박해 있으며, 반송 시 추가 물류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운임 상승과 지연이 겹치며 기존 계약 유지가 어려운 수준"이라는 호소가 나온다.
석유화학 원료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석유화학 제품 제조기업은 "원자재 가격이 2배 이상 올랐지만, 물량 확보 자체가 어려워 생산라인 가동률을 절반 이하로 낮췄다"고 전했다.
식품 포장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도 원재료(PE)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재고 부족에 직면했다. 4월 이후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공장 가동 중단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여기에 해운 운임과 원재료 가격 상승이 겹치며 수출 단가가 오르고, 주문 취소로 이어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기업은 올해 예정 물량이 전면 취소되며 운영자금 부족으로 일시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와 원자재, 환율이 동시에 흔들리는 '삼중고' 상황"이라며 "단기간 내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수 개월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도 중동 사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
중기부는 전담 TF를 구성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고환율과 중동 사태로 경영 애로를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고환율·중동전쟁 대응 특별 만기 연장'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함께 지난 2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원내 원금 상환이 도래한 기업 가운데 원부자재·상품 수입 비중이 매출액의 20% 이상이거나 중동 수출 기업이다.
또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당 최대 1050만 원을 지원하는 '긴급 물류바우처'를 신설해 지원을 확대했다.
아울러 2026년 1차 수출바우처에 선정된 기업도 중동 수출 실적이 확인될 경우 이러한 지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서 3일 이내에 바우처를 발급하는 '신속심사제(패스트트랙)'도 도입했다.
이 밖에도 기술보증기금(기보)도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보증'을 신속 지원한다. 보증 비율은 기존 85%에서 95%로 상향하고, 보증료도 0.3%포인트 인하하는 등 금융 부담 완화 조치를 시행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피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추가 지원 방안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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