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상황 불확실성에 현대리바트, 프로젝트 수주 '촉각'

현지 기자재 수급 차질로 리바트도 영향권
건설사 위축에 올해 신규수주도 '불투명'

현대리바트가 진행한 사우디아라비아 마잔(MIP) 가설공사 현장 (현대리바트 제공)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내수 가구시장 업황 돌파구로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확장하려던 현대리바트(079430)가 중동 사태라는 악재를 만났다. 리바트는 올해 이라크 바스라 해수처리시설 가설공사 등을 비롯해 신규 수주를 추진해 현지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중동 상황 불확실성으로 수주한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가구업계에 따르면 리바트는 지난 2017년 B2B 전문기업인 현대에이치앤에스를 흡수 합병한 뒤 2019년부터 중동에서만 7307억 원(4억 9700만 달러) 규모의 가설 공사를 수주했다.

가설공사는 대규모 플랜트 공사에 필요한 숙소나 사무실, 임시도로 등의 기반 설비를 짓는 공사를 말한다. 리바트는 가구회사지만 이 부문에서 B2B 매출의 17%(2024년)를 창출하며 성장해 왔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24년에도 리바트는 호실적의 배경 중 하나로 '해외 사업 호조'를 꼽은 바 있다.

우상향 추세는 지난해에 꺾였다. 회사 IR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리바트의 해외가설 사업 매출은 285억 원으로 전년(1126억 원) 대비 74.7% 급감했다. 2024년 하반기부터 수주가 없었던 영향이 컸다.

해외가설은 현장이 속한 국가의 특성과 국제유가, 환율 등 불확실성이 변수다. 입찰 수주 형태여서 수주가 부진할 경우 단기간에 매출 공백이 발생하는 구조다.

특히 지난해 건설경기와 소비심리 침체로 본업인 가구사업 매출도 전년 대비 21.1% 줄면서 전체 실적 하락도 피하지 못했다.

이에 리바트는 2026년 주요 전략 중 하나로 'B2B 신규 프로젝트 확대'를 설정하고 매출 비중이 높은 B2B로 시장 침체를 뚫을 계획이었다.

회사 IR 자료에 따르면 리바트는 올해 중동에서 신규 해외가설 현장 수주를 최대 2곳 추진해 매출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중동 사태로 3년여 만에 수주한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리바트는 지난달 보도자료를 내고 이라크 바스라 해수처리시설 가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수주금액만 1178억 원(약 8010만 달러)으로 1년 B2B 매출의 18%에 달하는 규모다.

당초 늦어도 4월부터는 현지에 인력과 자재를 반출할 계획이었지만 중동 전역의 바닷길과 하늘길이 속속 막히는데다 물류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중동 수주도 당장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리바트 가설공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이 주요 발주처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기자재 수급, 안전 문제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고 공사기간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중동 수주 이벤트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현장 인근 상황까지 나빠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라크 바스라주 호르 알주바이르 항구에 정박하던 유조선이 이란 혁명수비대로 추정되는 군부대의 공격으로 폭발로 파손됐다고 전했다. 호르 알주바이르 항구는 리바트 가설공사 현장과도 가까운 곳이다.

프로젝트 투자사인 카타르 국영 석유기업 카타르 에너지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군 공격을 받고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현대리바트 측은 "현재까지 특별한 영향은 없다"며 "중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