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의무소각' 통과…벤처協 "특수환경 반영 보완입법 시급"

"취지 공감하지만 일률적 소각 땐 유동성·경영권 방어 한계"
"벤처 생태계 활력 지키려면 '벤처특별법' 예외규정 신설해야"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국회(임시회) 8차 본회의에서 기업의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안'이 찬성 175표로 통과되고 있다. 2026.2.25 ⓒ 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벤처기업협회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벤처기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보완 입법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벤처기업협회는 25일 벤처업계 입장문을 내고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 투명성 강화라는 입법 취지에는 깊이 공감하지만, 벤처기업이 처한 특수한 경영 환경을 감안할 때 벤처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과 생존을 위한 합리적인 보완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통해 벤처기업 예외 규정을 신속히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는 벤처기업이 자사주를 활용하는 목적이 대기업과 근본적으로 다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대기업이 주가 관리와 주주환원 수단으로 자사주를 쓰는 반면 벤처기업의 자사주는 불안정한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를 흡수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기능한다"며 "벤처기업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어렵고 자금 조달 수단도 제한적인 데다 경영권 안정화 수단 역시 자사주 외에는 사실상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 구성도 창업자·벤처캐피탈·엔젤투자자 등으로 복잡하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단계적으로 참여하는 지분 구조상 잦은 지분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통한 원만한 정리가 기업 연속성 유지에 중요하다. 벤처기업도 예외없이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되면 지분이 외부로 유출돼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핵심 인재 확보 수단으로서 자사주의 중요성도 짚었다.

협회는 "벤처기업은 현금 보상 여력이 대기업 대비 부족해 인재 경쟁을 펼치려면 스톡옵션과 성과조건부주식(RSU) 등 주식 기반 보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자사주 기반 스톡옵션은 신주 발행 없이 신속한 보상이 가능해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신속하고 유연한 인센티브 설계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자사주의 위기 대응 활용 및 유동성 확보 기능도 강조했다. 협회는 "벤처기업은 담보 부족과 낮은 신용등급으로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 등 전통적 금융 접근성이 낮다"며 "유상증자는 기존 지분 희석 부담이 큰 만큼 미리 확보해 둔 자사주를 위기 상황에서 처분하는 것은 사실상 유일한 긴급 유동성 수단"이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도 자사주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대기업이 △순환출자 △계열사 간 지분 보유 △우호 지분 등의 방어 수단을 갖춘 것과 달리 벤처기업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 창업자 지분이 20~30% 수준까지 희석되는 경우가 많아 자사주가 사실상 유일한 경영권 방어 수단이라는 것이다.

협회는 "일률적인 소각 의무화는 벤처 창업자의 경영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해 궁극적으로는 혁신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벤처 생태계가 경직되지 않고 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벤처기업에 자사주 소각 의무 예외 규정을 신설하는 등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통한 실효성 있는 보완 입법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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