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의무화, 中企 임금체불 감소 기대…영세기업은 배려 필요"
노사정 TF, 전 사업장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 합의문 발표
중소기업계 "임금체불 감소 예상…유예기간·재정지원 당부"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퇴직연금 사외적립 의무화를 골자로 한 퇴직연금 기능 강화에 노사정 합의가 이뤄지면서 중소기업의 퇴직금 체불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경영계에서는 영세기업에 한해 유예기간과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는 지난 6일 모든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적립(퇴직연금 도입)을 의무화하고 '기금형 퇴직연금'을 확대하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노동계 등에서는 이번 합의안이 시행되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임금체불 피해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퇴직연금은 지난 2005년 도입된 후 2012년부터 신설 사업장에 의무화됐다. 다만 미도입 시 과태료나 형사처벌 규정이 없어 2024년 기준 도입 사업장은 30%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도입률이 낮은 중소기업의 경우 임금 체불의 상당수가 퇴직금 체불로 발생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신고된 임금체불액 1조 7845억 중 38.3%인 6838억 원이 퇴직금 체불이었다. 현재 300인 이상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90%를 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10% 수준이다.
노사정 TF에 참여한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사내에 쌓아둔 퇴직 적립금을 사업 자금으로 활용하는 관행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막상 퇴직금을 줘야 할 때 못 주는 그런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외적립 의무화로 파산 등 기업의 일시적인 경영 상황과 관계없이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실적인 운용을 위한 제도적 세부 장치나 영세기업에 대한 차별적 도입 등이 지적된다. 상당수 중소기업이 퇴직 적립금을 원재료 구입비나 비수기 운전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는 게 현실인 점을 고려해 일부 영세기업에 대해선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양 본부장은 "영세 중소기업은 사업자금 대출을 받고 싶어도 신용도 등 여러 이유로 쉽지 않아 사내 퇴직금을 적극 활용해 왔다"며 "(사외적립이 의무화되면) 열악한 사업장의 경우 심각한 자금난에 부딪힐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영세기업에 한해 사업자금 대출 문턱을 낮춰주는 등의 재정지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규모별로 퇴직연금 도입 시기를 달리하는 방안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퇴직연금의 단계적 의무화 방침을 밝히면서 100인 이상 사업장은 2027년부터, 5인 이상 99인 이하 사업장은 2028년부터, 5인 미만 사업장은 2030년부터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공동선언문에도 사업장 규모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구체적인 도입 시기나 유예기간은 담기지 않았다.
양 본부장은 "퇴직연금 제도 개선이 'K자 성장'이라는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더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지 않도록 정부의 배려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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