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 상인들 "긴급자금 요건 완화해달라" 호소

이병권 중기2차관과 간담회…"횟수·한도 상관없는 재난지원금인 줄"
중기부 "신중 검토 필요"…대출 문턱 낮추고 폐업지원 강화키로

27일 한 시민이 홈플러스 울산남구점의 빈 매대 앞을 지나고 있다. 이 매대엔 '2월 11일부터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1.27/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 News1 박정현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영업 중단 점포가 늘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들이 정부에 자금 대출 지원 기준과 한도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2차관은 29일 서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마포 드림스퀘어에서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2번째다.

영업을 중단했거나 영업 중단 계획을 발표한 홈플러스 점포가 최근 17개로 늘어나는 등 상황이 악화하면서 현장 애로를 듣고 지원 정책을 안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간담회에 참석한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들은 정부 정책자금 대출 조건이 현장의 어려움과 괴리돼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강경모 홈플러스 점주협의회 부회장은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일종의 '재난지원금'으로 이해하고 기대출 횟수나 한도와 상관없이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그렇게 안내도 받았다"며 "그런데 막상 신청하면 한도가 다 찼다며 거절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중기부와 소진공은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에 일반 정책대출과 별도로 긴급경영안정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이달 초 공고문을 올려 접수를 시작했다.

'5년 내 3회'라는 기대출 횟수 제한이 이미 찼다고 하더라도 특별보증서를 발급해 당장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입점 소상공인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잔 취지다.

하지만 이달 초 신청 과정에서 일부 소상공인이 대출 횟수나 한도가 초과했다며 대출 승인이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는 게 입점 소상공인들의 주장이다. 강 부회장은 "점주들은 하루하루 피 말리는 심정인데 언제 (대출이) 나올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병권 중기부 2차관은 한도 상향이 이뤄지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 차관은 "대출 한도는 개인의 상환 여력과 직접 관련된 부분이라 아직은 못 풀고 있다. 보증기관과 협의가 필요하다"면서도 "만일 횟수 제한 때문에 반려당했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즉각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경영 악화로 폐점하는 소상공인에 지원하는 점포철거지원금 한도가 너무 낮다는 불만도 나왔다.

일산점에 입점했다가 지난달 폐점했다는 한 소상공인은 "매장 원상복구 비용이 많게는 1억 원인데 철거지원금은 최대 600만 원이라 폐점하고 싶어도 못 하는 분이 많다"며 "업종별로 차등화할 수 없나"라고 했다.

이 차관은 "원상복구 비용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은 홈플러스이다. 일괄적으로 원상복구 의무를 다 없애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입점 점주들이 모인 카톡방에서 애로를 모아 전달해 주시면 개선할 수 있는 것은 빨리빨리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병권 중기부 2차관이 29일 서울 소진공 마포 드림스퀘어에서 열린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 간담회에 참석해 애로를 듣고 있다. (중기부 제공)

이날 간담회에서 중기부는 지난달 간담회 건의사항을 반영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중기부는 우선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을 위해 긴급경영안정자금(일시적 경영애로)의 지원 대상과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기존 폐업 혹은 폐업 예정인 홈플러스 입점 점포에서 입점한 모든 점포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이전·재창업 요건도 삭제한다. 금리는 기준금리만 적용하기로 했다.

폐점한 업체의 경우 철거지원금을 지난해 최대 400만 원에서 최대 600만 원으로 지원 한도를 높였고 정책자금 상환도 일시 유예해 준다.

아울러 소상공인들이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근로자 전환 취업 교육과 고용노동부 전직장려수당을 연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차관은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무사히 마무리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을 이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정부 지원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작은 힘이라도 얻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여러분들과 소통하면서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차관과 소진공 상임이사, 김병국 홈플러스 점주협의회장을 비롯한 입점 소상공인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최근 잇따라 점포 폐점을 확정하고 있다.

최근 인천 숭의점·잠실점 폐점이 확정됐고 서울 시흥점·안산 고잔점·인천 계산점·천안 신방점·대구 동촌점 등 5개 점포도 영업 중단이 확정됐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