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결산-中]유레카파크 절반은 'K스타트업'…혁신 저력 알렸다
[CES 2026]혁신상도 347개 중 144개가 한국 제품
라이프스타일 혁신 보여준 세라젬·바디프랜드·에이피알
- 이정후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이정후 기자 = '혁신가들의 등장'(Innovators Show Up)을 주제로 숱한 볼거리를 쏟아냈던 'CES 2026'이 9일(현지기준) 막을 내렸다. 피지컬 AI가 휩쓴 이번 CES는 3년 전 '챗GPT'의 등장 때와 마찬가지로 또 한 번의 산업 변화를 예고했다.
혁신의 씨앗인 스타트업이 모여 있는 유레카파크에서는 AI를 접목한 서비스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눈길을 사로잡는 제품과 기술이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유레카파크는 한국 스타트업의 약진이 돋보였다. 한국 스타트업은 참가 규모로 다른 국가 스타트업관을 압도했고 CES 혁신상까지 휩쓸면서 실속도 챙겼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고 창업진흥원이 운영한 'K-스타트업 통합관'에는 81개의 스타트업이 참가해 유레카파크 내 부스 기준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운영한 '코트라관'에는 74개 스타트업, 서울시가 운영한 서울관에는 54개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이 밖에도 한국수자원공사와 같은 공공기관, 카이스트, 포항공과대학교 등의 대학교까지 총 360여개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이는 전체 유레카파크 참가 스타트업 수인 800여개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로, 실제 유레카파크 부스 면적으로 봐도 국내 전시회라고 착각할 만큼 K-스타트업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스타트업을 보러 온 외국인들은 K-스타트업 생태계의 수준을 높이 평가했다. 정부가 주도해 국제 전시회 참가를 돕고 대학 창업팀이 다수 참여한 것에 대해 인상적이라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혁신상의 경우 CES 개막일 기준 전체 35개 분야에서 347개 제품이 선정됐는데 그중 144개가 한국의 벤처·스타트업의 제품이었다.
국내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협업 파트너 확보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수많은 기업과 투자자가 참여하는 CES라는 점에서 목적을 충분히 달성한 셈이다.
AI 기반 CCTV로 영상을 분석하는 씨앤은 이번 CES에서 만난 현지 업계 전문가를 통해 미국 진출 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규제와 법령을 새로 알게 됐다고 했다.
씨앤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CCTV로 판독하는 사람 데이터를 되게 민감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이와 관련해 도움을 주실 수 있다는 분들을 이번 CES에서 많이 만났다. 판로 개척까지는 아니지만 개선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진출에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들이 미국에서 사업하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데, 씨앤의 경우 본격적인 진출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을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
비전 AI 스타트업 메이즈는 투자 유치 가능성을 높인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현지 투자자를 만나는 IR을 통해 지금까지의 사업 성과를 공유했고 구체적인 투자 유치 계획도 세웠다.
스타트업에서 국내 중소·중견기업으로 눈을 돌리면 세라젬과 바디프랜드, 그리고 에이피알 등 실생활과 밀접한 라이프스타일 기업들의 인기도 높았다.
세라젬은 주거 공간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헬스케어 가전을 선보이며 미래 'AI 웰니스 홈'의 모습을 보여줬다. 주력 제품인 마사지베드부터 침대, 정수기, 샤워 시스템, 공부 전용 부스, 사우나 부스 등 집안 곳곳으로 웰니스 보폭을 넓혔다.
무엇보다 작년 CES보다 두 배 늘어난 12개의 혁신상을 수상하면서 '인텔리전스 얼라이브 웰니스 홈'이라는 비전 실현에 한 발짝 더 다가선 모습이었다.
'세라젬은 마사지베드'라는 인식을 깰 제품 라인업을 대거 공개한 세라젬은 내년 본격적인 요양원 구축 사업 등 공격적인 사업 계획도 공유했다.
바디프랜드는 헬스케어로봇 '733'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선보이며 참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10대의 733이 동시에 움직이는 군무는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길도 붙잡았다.
양팔과 양다리가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여 마사지와 스트레칭 효과를 극대화한 733을 체험하기 위해 현장에서는 긴 줄이 생겨나기도 했다.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278470)은 6종의 홈 뷰티 기기와 2종의 화장품 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강화에 나섰다. 올해 미국 오프라인 매장 확대와 유럽 시장 직접 진출에 집중하는 만큼 현지 판매 업체와의 비즈니스 미팅을 다수 진행했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다수의 글로벌 유통업체가 부스를 방문해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 추가적인 파트너십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참관객들의 에이피알 부스 방문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미 스킨케어 분야로는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알려져 있는 만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에이피알 부스를 방문해 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K-뷰티의 위협으로 인식됐던 C-뷰티(중국 뷰티) 기업은 우려와 달리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뷰티 기기 출품 기업은 많았지만 디자인 등에서 국내 제품과 차이가 컸다.
다수의 홈 뷰티 기기를 선보인 중국 기업 '핏톱'(FITTOP)이 에이피알과 유사한 제품들을 출품했으나 참관객이 몰리는 경우는 없었다.
또 다른 중국 기업 '타이거앤로즈'(Tiger & Rose), '아포트로닉스'(APPOTRONICS) 역시 주름 개선 목적의 LED 기기들을 선보였지만 국내와 기술력 차이가 커 보였다.
실제로 국내 뷰티 중소기업의 제품을 미국에 유통해 판매하는 한인 기업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은 중국 제품을 애초에 찾지 않는다"며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좋은 국내 기업 제품을 발굴해 선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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