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청렴도, 창진원·소진공 '꼴찌'…중진공은 '3등급'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서 창진원·소진공 4등급 받아
"1등급은 한 곳도 없어"…중기부 관리 소홀 지적도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중 창업진흥원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국민권익위원회 부패실태 조사에서 최하위에 랭크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이들보다 나은 보통 수준의 등급을 받았지만 청렴체감도와 노력도 모두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8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 창업진흥원은 종합청렴도 4등급을 받았다.
평가는 공공기관의 종합적인 청렴수준을 평가해 부패취약 분야 개선 등 각급기관의 반부패 노력을 촉진·지원하고 청렴인식과 문화 확산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고 있다. 청렴체감도와 노력도를 조사해 종합등급을 매긴다.
1등급이 탁월, 2등급이 우수, 3등급이 보통이고 4등급은 미흡, 5등급은 사실상 낙제다. 실제로는 5등급이 가장 낮은 등급이지만 창진원이 속한 공직유관단체(중점) 21개 기관 중 5등급을 받은 곳은 없어 4등급이 사실상 최하위다.
특히 창진원은 청렴체감도 부문에서 전년보다 한 단계 하락한 5등급을 기록했다. 청렴체감도는 부정청탁, 특혜제공, 갑질행위, 사익추구 등 부패인식과 부패경험을 설문으로 조사하는 형태로 평가한다.
이 청렴체감도가 떨어지면서 청렴노력도(2등급)가 전년보다 1등급 상승했음에도 종합등급은 4등급에 머물렀다.
낮은 평가를 받은 배경에는 창진원 내부에 남은 '갑질문화'와 전근대적 조직 관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종필 창업진흥원장은 지난해 5월 진행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부끄럽게도 기관 내 일부 안좋은 문화가 남아 있다"며 내부 문제를 직접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청렴개선종합대책' 실시를 공언하기도 했다. 다만 이 노력이 평가에 반영되기에는 아직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창진원 관계자는 "내부 직원들의 체감도에서 점수가 좋지 않았다. (청렴도 개선을) 몇 달 정도 노력을 했는데 그사이에 개선이 되기는 쉽지 않았던 부분"이라며 "조직 운영 과정에서 누적된 문제들이 직원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집행을 담당하는 소진공 역시 같은 조사에서 4등급을 받으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마찬가지로 소진공이 속한 준정부기관 56개 중 5등급을 받은 곳이 없어 4등급이 꼴찌다.
소진공은 청렴체감도에서 전년보다 한 단계 낮은 4등급을 받았고 청렴노력도는 직전보다 2등급 오른 3등급을 기록했다.
소진공은 다른 기관 대비 낮은 급여 등 처우 문제가 직원들의 조직 만족도와 청렴 체감도를 떨어뜨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기준 소진공의 평균 연봉은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소진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청렴도 개선을 위해 노력은 계속하고 있는데 급여라든지 근무지라든지 처우에 대해 개인이 느끼는 부분이 달라 설문으로 이 부분이 표출된 것 같다"며 "청렴도 향상을 위해 우수기관 벤치마킹, 내외부 청렴교육 강화, 우리 공단의 부패 취약분야 발굴, 개선 등에 노력하려 한다"고 전했다.
2024년 조사에서 종합청렴도를 개선했던 중소벤처기업공단은 이번 조사에서 보통 등급인 3등급에 머물렀다. 세부 평가를 보면 청렴체감도와 청렴노력도도 지난 조사와 동일한 3등급을 기록했다.
중진공은 실시한 청렴 시책에 대한 직원들의 체감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중진공 관계자는 "예산 집행 절차 검증 강화와 전사적 내부통제 체계 개선 등을 통해 반부패·준법경영 관련 글로벌 인증을 취득하는 등으로 노력했지만 직원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확인한 결과"라며 "향후 체감도 제고를 핵심 과제로 삼겠다"고 했다.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11곳(국정감사 대상) 중 가장 높은 등급인 1등급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다. 그나마 기술보증기금(2등급)과 신용보증기금(2등급) 2곳이 산하기관들 중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다.
주무 부처인 중기부도 같은 평가에서 종합 2등급을 받아 우수 기관으로 분류됐다. 부처 차원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평가를 받았지만 산하기관들은 이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받은 곳이 다수여서 관리·감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기관이 낮은 청렴도 점수를 받은 것을 두고 정책자금과 각종 지원 사업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책자금 등 현금성·재정 지원이 많은 기관의 경우 내부 통제와 조직문화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주무 부처 차원의 관리·감독 강화와 함께 산하기관 전반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하는 기간의 경우 청렴도가 곧 신뢰와 직결된다. 정책 효과를 위해서도 주무 부처와 산하기관이 이번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중기부 관리·감독 강화와 함께 산하기관 전반의 조직문화 개선이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minj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