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벤처를 부른다"…혁신·변화 새긴 벤처 30주년(종합)

벤처기업협회 '대한민국 벤처 30주년 기념식' 개최
선·후배 기업인 참여해 성공 사례 공유…혁신 의지 다져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이 2일 벤처 30년 벤처생태계 조성과 성장에 기여한 기업인과 관계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벤처기업협회 제공)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벤처기업협회가 대한민국 벤처의 과거 30년을 돌아보고 미래 30년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하드웨어 중심의 벤처 1세대부터 AI 기반의 벤처 4세대까지 참여한 이번 기념식에서 기업인들은 혁신과 변화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벤처기업협회는 2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에서 '대한민국 벤처 3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기념식은 올해 처음 지정해 운영한 '2025 제1회 벤처 주간'의 공식 폐막 행사로 진행됐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30년간 벤처인들의 성과는 벤처기업을 대한민국 경제의 명실상부한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게 했다"며 "과거엔 근면과 성실의 DNA로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개방과 혁신의 벤처 DNA로 글로벌 벤처 4대 강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벤처 대국이라는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 30주년 기념식 토크쇼 '세대를 잇는 도전, 다시 벤처'(벤처기업협회 제공)
세대를 잇는 벤처…"시대 빈틈 뚫는 기업가정신 중요"

이날 행사에는 1세대부터 4세대에 이르는 벤처기업인들이 참석해 변화와 혁신의 뜻을 다졌다.

30년 전 벤처기업협회 설립에 힘을 보탰던 '벤처 1세대'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는 성공을 위해 필요한 두 가지로 '미치는 것'과 '글로벌'을 제시했다.

조 대표는 "벤처는 발을 담그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미쳐야 한다. 전통 산업은 모두 AI가 대체할 텐데 미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모든 타깃은 글로벌을 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이 1300억 원을 달성한 뤼튼테크놀로지스의 이세영 대표는 후배 벤처기업인으로서 생존과 성장의 경험에서 느낀 경험을 공유했다.

이 대표는 "생존과 성장의 순간을 생각해 보면 지금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다음 날 갈아엎고 새로 시도했던 것들이 중요했던 것 같다"며 "틀린 것을 인정하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창업 3년 차로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나눔비타민의 김하연 대표는 "시대의 빈틈을 발견하고 도망치지 않는 용기가 기업가 정신"이라고 벤처인의 마음가짐을 다졌다.

2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벤처 30주년 기념식'에서 열린 토크쇼 2025.12.2 ⓒ뉴스1 이정후 기자
"창업 성공 비결은 실행력…남들이 하기 싫은 일에 기회"

이날 행사에는 벤처기업인으로 변신한 방송인 장동민(푸른하늘 대표)이 창업 경험을 공유하며 실행력을 강조했다.

일상에서 페트병을 분리 배출하며 창업 아이디어를 떠올린 장 대표는 "생활 속 불편함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를 실천으로 옮긴 것 뿐"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개발한 '원터치 라벨 제거' 기술은 페트병 제품에 세로형 라벨을 병뚜껑과 연결한 것으로, 병뚜껑을 제거하는 동시에 라벨이 제거돼 분리배출의 편의성을 높인다.

현재 해당 기술은 개발 막바지로 내년 상반기 실제 제품에 적용돼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권성택 티오더 대표 역시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 실행력을 강조했다.

권 대표는 "티오더 창업 전 이커머스를 운영할 때, 당시 유행했던 버켄스탁을 만나기 위해 무작정 독일로 달려갔다"며 "버켄스탁 창립 회장을 만났는데 직접 찾아온 아시아인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야기가 잘 풀려 이커머스로 돈을 잘 벌 수 있었다"라고 경험을 공유했다.

이후 외식업에 진출한 권 대표는 지금의 티오더를 창업해 사업을 확장했고 티오더는 지난해 300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권 대표는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양지로 끌어 올리는 게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며 "창업은 고되고 힘들지만 모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벤처 30주년 연구 보고' 등을 통해 한국 벤처 생태계를 돌아보고 방향성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공개 피칭 프로그램 '쇼미 더 벤처', 30세 이하 청년 창업가 토론 프로그램 '30UNDER30' 등이 이어졌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