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쓰나미, 벤처도 덮쳤다…10곳 중 2곳 사라져
중기부 모태펀드, 투자액 70% 이상이 수도권 집중
수도권 벤처기업 늘어날 동안 비수도권은 19% 줄어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최근 5년간 모태펀드 투자액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수도권 벤처기업들이 성장하는 동안 비수도권 벤처기업 수는 오히려 20% 가까이 줄어든 걸로 나타났다.
14일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의 모태펀드 투자액 12조 8939억 원 중 73.8%인 9조 5235억 원이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 집중됐다.
모태펀드는 중기부 산하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2005년부터 운용하고 있는 재간접펀드로, 최근 5년간 수도권 투자액이 전국의 4분의 3을 차지해 지방의 4배 수준이었다.
전체 투자액도 80%가량이 수도권에 몰렸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기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벤처 투자금액 2조 5207억 원 가운데 수도권에만 2조 50억 원이 집중돼 79.5%를 차지했다. 서울만 1조 3526억 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투자가 수도권으로 몰리는 동안 비수도권 벤처기업들은 쪼그라들었다. 지난 6월 기준 전국 벤처기업 3만 7419곳 가운데 수도권 소재 기업은 2만 4533개로 65.6%에 달했다. 2020년에는 59.9%였다.
같은 기간 수도권 벤처기업 수는 2만 3656곳에서 2만 4533곳으로 3.7% 많아졌다. 수도권 벤처기업들이 성장할 동안 비수도권에서는 오히려 18.7% 줄어드는 등 위축됐다.
이같은 수도권 집중 현상은 자금 공급 경로가 서울에 몰려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6월을 기준으로 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벤처캐피탈의 89.6%가 서울에 집중돼 있고, 초기 성장을 돕는 액셀러레이터 역시 53.5%가 서울 소재다.
정치권에서는 중기부가 지방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지역 벤처기업에 집중투자하는 전용 모펀드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수도권 벤처투자를 늘리기 위해 모태펀드 출자 비중을 60%까지 확대하는 등 여러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장 체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김원이 의원은 "자금 지원에 더해 행정 서비스와 인재 유치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오세희 의원도 "투자·교육·지원 구조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zionwkd@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