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싱보일러 유럽퇴출?…팩트 체크해보니 '수소보일러 전환기'
콘덴싱보일러 보급률 90% 유럽, 수소전환 채비…국내는 30% 불과
콘덴싱보일러 인프라가 수소보일러에 사용…국내 보조금은 반토막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콘덴싱보일러 구매보조금을 종전 20만원으로 확대해 친환경 보일러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콘덴싱보일러 인프라 구축이 수소보일러 도입을 앞당길 수 있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콘덴싱보일러 보급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체 1500만대 규모 가스보일러 중 콘덴싱보일러 비중은 3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보조금 대상 콘덴싱보일러는 시간당 증발량이 0.1톤(열량 6만1900kcal) 미만 보일러로 질소산화물 20ppm 이하, 일산화탄소 100ppm 이하, 열효율 92% 이상을 달성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환경표지) 인증 제품이다.
환경부는 2017년부터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미세먼지를 절감하고자 가정용 저녹스보일러(콘덴싱보일러)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콘덴싱보일러 보급이 더딘 이유는 구매보조금이 반토막 난 영향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콘덴싱보일러 보급 활성화를 위해 구매 보조금을 20만원(국비 60%·지자체 40%) 지급해왔다.
정부는 올해 목표 지원 대수를 23만대에서 61만대로 늘리는 대신 보조금을 2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축소했다. 제한된 예산 안에서 콘덴싱보일러 보급을 더 늘려보려는 의도에서 지원 제도를 수정했으나 효과가 반감됐다. 10만원을 지급받고 콘덴싱보일러를 설치할 유인이 없다는 판단에 일반 보일러를 선택하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콘덴싱보일러 보급이 수소보일러 전환의 준비단계임을 고려할 때 친환경 정책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았다. 국내 콘덴싱보일러는 수소가 20% 혼합된 도시가스를 사용해도 안전하게 작동한다.
난방에 필요한 부생수소 확보와 운송에 필요한 배관시설 보강이 관건이긴 하지만 공급만 충분하다면 전용 인버터를 설치해 수소 100% 보일러로 활용하는 일도 가능하다. 콘덴싱보일러 인프라가 확대·구축될수록 수소보일러 전환에 유리하다.
일각에서 콘덴싱보일러 설치를 금지하고 히트펌프(전기난방장치) 보급을 독려하는 유럽 정책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제도를 오해한 오류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영국과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수소보일러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구축된 도시가스 배관 인프라가 충분하고 이를 수소 운송에 사용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단계다.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의 콘덴싱보일러 보급률은 90%가량이다. 영국은 2025년까지 도시가스 배관을 통해 수소 20%를 기존 액화천연가스(LNG)에 섞어 공급하는 인프라 구축을 마칠 예정이다. 수소 20% 혼입 가스로 작동하는 콘덴싱보일러도 연간 150만대씩 보급한다.
또 2027년부터 2045년까지 '수소 100%'를 공급하는 수소공급 인프라를 구축하고 모든 보일러를 콘덴싱 수소보일러로 전환할 계획이다.
수소전환에 필요한 도시가스 배관 인프라가 충분해 신축건물에 한해 일시적으로 가스배관 설치를 금지했다. 신축건물 난방은 히트펌프(전기난방장치)로 대체된다. 히트펌프는 수소보일러 전환을 위한 과도기에 선택한 한시적 대안이다.
이 정책이 콘덴싱보일러를 포함한 화석연료(천연가스) 보일러 설치 금지로 확대 해석되면서 오해를 샀다. 일각에서 콘덴싱보일러 지원을 끊고 히트펌프로 대체하자는 주장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더욱이 히트펌프는 가스보일러보다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단독 주택이 주를 이루는 유럽에선 공간 마련이 용이하지만 우리나라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다수여서 실외기 설치 공간 마련에 제한이 있다. 가정용 공기열 히트펌프 경우 설치비용은 가스보일러의 3~4배다. 히트펌프 보급 자체가 국내 환경에는 맞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개발된 콘덴싱보일러는 별도의 장비 교체 없이 수소 20% 혼입 가스를 넣어도 정상 작동한다"며 "향후 수소 100% 공급 때도 간단한 변환만으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 전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회가 진행한 연구 용역보고서는 노후 보일러를 콘덴싱보일러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 질소산화물 저감을 통해 총 7720억원의 국가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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