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영 장관 "미국가서 벤처 핵심세력 잡겠다…유니콘 글로벌화"
1세대 벤처기업인 출신 중기부 수장…'글로벌 벤처 네트워크' 강조
"동행축제, 내년엔 봄·가을 2번…납품단가 연동제는 시작일 뿐"
- 대담=진희정 산업2부 부장,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대담=진희정 산업2부 부장 = "대한민국 유니콘 기업이 20개 넘게 탄생한 것은 박수 칠 일이죠. 문제는 그들 대부분이 내수 기업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 시장 규모는 정해져 있으니 누구 하나가 커지면 주변은 다 몰살 당해요. 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쉬운 방법은 유니콘이 외국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은 올해 상반기 기준 23개다. 2018년 6개에서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뼈 아픈 비판이 남았다. 국내 유니콘 기업들 대부분 내수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기업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자칫 전통산업과의 마찰과 내수 과밀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서 만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향후 대한민국 벤처 정책의 핵심으로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이번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한-미 스타트업 서밋'이 벤처 글로벌화 정책의 시작이다. 한-미 스타트업 서밋은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이 신뢰에 기반한 네트워크를 VC, 글로벌 대기업과 쌓을 수 있게 하는 자리다.
관건은 우리나라 정부와 스타트업이 미국 벤처 생태계 핵심세력(이너 서클과) 직접적인 네트워크를 맺는 것이다. 이 장관은 "글로벌화를 제대로 준비하려면 해당 국가의 이너 서클, 벤처 생태계 주류와 네트워크를 쌓아가야 한다"며 "신뢰에 기반한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은 하루 아침에 진행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글로벌 벤처 생태계에 직접 들어가야 힘있는 정책 나올 수 있어"
1세대 벤처기업인 출신 이 장관은 실속파다. 벤처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당장의 보여주기식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분석했다. 이 장관은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네트워크라는 무형 자산·인프라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해외거점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네트워크 때문이다. 최근 중기부는 해외 입주공간과 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K-스타트업 센터 등 해외 거점에 억대 연봉의 핵심 인력들을 고용했다.
스타트업 분야 한-미 협력을 위해 미국에 머무르는 이번주엔 중기부 직원들에게 특별한 미션도 내렸다. 비즈니스 파트너 3명 이상과 네트워크를 만들라는 것이다. 이 장관은 "현장에서 만난 비즈니스 파트너 10명 중 1~2명이라도 공감대를 형성해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지낼 수 있다면, 중기부가 글로벌 벤처 생태계 주류로 들어가 투자·판로개척을 위한 힘있는 정책을 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벤처·스타트업 글로벌화를 위해 미국 이외의 국가들과의 협력도 준비하고 있다. 중동 지역이 다음 후보로 거론된다. 이 장관은 "대내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 주도성장에 성공하려면 돈이 많이 모이는 곳이 어딘지 고려해야 한다"며 "한-미 스타트업 서밋을 이을 내년도 사업을 위한 태핑(사전 수요조사)이 시작됐다"고 했다.
◇1229억원 매출 '동행축제'에 "아쉬움 없다"…내년엔 2회 개최 예정
최근 막을 내린 소상공인·중소기업 제품 소비촉진 행사인 동행축제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없다"고 평가했다. 올해 열린 7일간의 동행축제는 온라인 제품 판매액이 1229억원을 넘겨 전년 대비 일평균 매출액이 2.7배 증가했다.
이 장관은 "장관으로 취임했을 때 동행세일 사업에 대한 보고를 받았는데 제 기준에는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사업의 목적이 중소기업, 소상공인 제품을 파는 것인데 실제로 잘 안 팔린 것"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동행세일이라는 기존의 사업 이름이 '중소기업 제품은 질이 떨어져서 싸게 파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일부 있지 않을까라는 합리적 의심부터 했다고 한다. 올해부터 사업명을 '동행축제'로 변경한 이유다.
또 사업을 동행축제로 바꾸면서 기존 제품 판매 중심이었던 행사를 올해부터 특별행사 및 국민참여형 이벤트 등으로 확대해 개편했다. 이 장관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오래 머물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 소상공인·중소기업 제품이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을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내년도 동행축제에 대한 구상도 본격화하고 있다. 1년에 한 번 열리던 동행축제를 봄·가을 2회 개최하는 등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개별적으로 실시했던 중기부 산하 11개 기관들의 판로 개척 사업들도 동행축제 기간에 한꺼번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장관은 "내년엔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고 싶다"는 목표액도 공개했다.
◇'납품단가 연동제' 다음 목표는?…"SW·콘텐츠 제값받기"
이 장관은 인터뷰 내내 상생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빨리빨리 결과를 내는 것의 정점에 와 있다"며 "경제 성장의 정체와 양극화 등의 부작용을 줄여가면서 함께 멀리 갈 수 있는 방안이 확산될 때가 됐다. 함께 가는 것이 곧 멀리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이 취임 이후 납품단가 연동제에 공을 들인 것도 상생 때문이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14일 시범운영을 시작했고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총 335개사가 참여했다. 이 장관은 "시범운영은 시작에 불과하다. 완성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에서는 올해 12월까지 납품단가 연동제를 법제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장관은 납품단가 연동제를 올해 정착시키고 불공정 거래를 근절시키기 위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자 한다.
그는 "납품대금 연동제 하나를 성사시키겠다고 강하게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불공정거래 근절이 목표"라며 "올해 납품단가 연동제를 정착시켜야 내년에는 소프트웨어 제값받기를, 그 다음해에는 콘텐츠 제값받기를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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