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적자 에넥스, 시험대 오른 '2세 경영'
특판 치중 사업구조에 원부자재 가격 급등 겹쳐 직격탄
'오너가 2세' 박진규 회장 체질 개선 시동…흑자전환 미지수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3년차를 맞은 '오너가 2세' 박진규 에넥스 회장이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싱크대는 오리표 CM송'으로 알려진 에넥스는 2018년까지 승승장구했지만 이후 3년째 적자 늪에 빠져 있다.
박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체질 개선과 흑자 전환을 달성하자고 강조했다. 다만 B2B(건설사 대상 특판)에 치중된 사업구조가 이어지고 대외 악재가 겹쳐 목표 달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넥스 연간 매출액은 △2019년 3636억원 △2020년 2336억원 △2021년 2017억원으로 계속 줄었다. 2019년 28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2020년 85억원, 2021년 123억원으로 손실 규모도 커졌다.
에넥스는 2012년 이후 매년 꾸준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2018년에는 매출 4456억원으로 당시 한샘, 현대리바트, 이케아에 이어 가구업계 매출 4위에 오르며 대형업체로 성장하는 듯했다. 그러나 2019년을 변곡점으로 급격히 매출과 실적이 줄었다.
실적 부진 주원인으로는 B2B에 지나치게 치중된 사업구조가 꼽힌다. 가구업체 특판 영업은 아파트를 분양하는 건설사를 상대로 한다. 대부분 최저가 입찰로 진행하다 보니 영업 경쟁이 치열할수록 수익성은 줄어든다.
사업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저가 수주를 이어갈 경우 수주를 따낼수록 적자가 커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지기도 한다.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은 B2C(소비자 직접판매)의 비중을 늘려 대외환경 변화에 대응했다. 반면 당초부터 특판 비중이 높았던 에넥스는 대응이 늦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양도소득세 확대 시행에 따른 주택매매거래량 급락, 원부자재 가격·물류비 급등 등이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에넥스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줄었고 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도 밝지 않다.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지만 에넥스는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발판으로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판 매출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건설사를 통한 아파트 분양(재개발)이 늘면 단숨에 흑자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고객 접점을 늘리는 방식으로의 체질개선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에넥스는 올해 상반기 진주점, 북포항점 등 3개점을 늘리며 오프라인 유통망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달 말엔 청주쇼룸을 연다. 대리점(105개)과 전국 쇼룸(13개·청주쇼룸 포함)을 합쳐 총 118개 매장을 보유했다.
한편 에넥스는 2019년 창업주 박유재 명예회장이 공동대표이사와 등기임원에서 물러나고 장남인 박 회장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며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오너일가는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임직원 다독이기에 나섰다. 지난 3월엔 특수관계자 외 임직원 183명에게 박유재 명예회장이 보유한 주식 27만7000주를 무상으로 증여했다. 당시 종가 기준 약 4억5000만원 규모로 박 명예회장 보유주식 10.9%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에넥스 관계자는 "창립 51주년을 맞아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주식을 증여했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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