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원자잿값 폭등에 일룸 500여개 품목 가격 평균 4%인상

퍼시스그룹 시디즈 이어 일룸도 가격인상 대열 합류
우크라이나 사태 후폭풍에 원자잿값 급등…기업도 울상

일룸 서울 노원점(일룸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퍼시스그룹 계열 가구업체 일룸이 5월4일부터 침대, 소파, 테이블 등을 포함 500여개 품목 가격을 평균 4% 올린다.

한샘, 이케아, LX하우시스, 시디즈 등에 이어 일룸도 예상을 뛰어 넘는 원부자재비 폭등 추세를 버티지 못하고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룸은 다음달 4일부로 전체 약 1600여개 품목 중 약 500개 품목 가격을 3~4% 조정할 예정이다. 일룸 전체 품목 수는 4년전 만해도 3500여개에 달했지만 단종 등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해당 품목 수에는 가구 개별 부품(테이블 상판·다리 등)이 포함됐다. 품목별·제품별 가격 인상률은 다르며 키즈가구와 의자류, 매트리스 등의 인상폭이 다소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룸의 가격 인상은 11개월 만이다. 일룸은 지난해 6월 △책상 △책장 △옷장 △수납장류 등 가격을 약 5% 인상한 바 있다.

일룸은 최근 원부자재비와 물류비 등이 예상 범위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상승해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일룸 관계자는 "제품 및 포장에 사용되는 목재, 철재, 사출, 유리, 박스 등 국제 원자재 가격뿐 아니라 물류비, 인건비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며 "원자재 비용을 최대한 감내하고자 했지만 인상폭이 방어 수준을 크게 넘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모션 등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케아 기흥점 전경 (이케아 제공) ⓒ 뉴스1

글로벌 컨테이너 화물 적체현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인 물류비, 지속 상승한 인건비, 글로벌 목재 값 급등은 가구·건자재 기업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 최근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목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 글로벌 목재시장에서 러시아산 비중은 상당하다. 최근 몇 년 새 국내 수입도 급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러시아산 목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한샘도 최근 가격을 인상한 주된 이유로 목재 기반 주요원자재인 PB(파티클보드)와 MDF(중밀도섬유판)의 가격 상승을 꼽았다.

회사 입장에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해 제품 가격을 올려야 실적 악화를 방어할 수 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폭이 너무 크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해도 실적이 악화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한편 한샘은 이달 4일부터 침대·소파 책장 등 가구 품목 가격을 전체적으로 4% 올렸다. 지난 2월 창호와 도어, 3월 부엌·바스·마루·벽지 가격을 4%가량 인상한데 이어 이번엔 주요 가구 품목 가격을 조정했다.

이외 이케아, 현대L&C, LX하우시스, KCC글라스, 시디즈, 에넥스, 에몬스 등 가구·인테리어·건자재 상위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인상을 단행했거나 앞두고 있다.

ideaed@news1.kr